"하반기 뚜렷한 경기회복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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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현대.LG 경제연구소들은 최근 경기가 바닥에 도달했지만 하반기에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29일 내다봤다.

경기가 3.4분기까지는 횡보를 하다 4.4분기들어 약간의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으로 바닥을 치면 탄력적으로 회복됐던 과거의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그나마 이런 입장은 미국 IT(정보기술) 경기가 4.4분기에 상승세로 돌아서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러나 미국 IT분야의 회복시기는 내년초로 지연된다는 예측도 적지않다.

KDI 거시경제팀의 조동철 박사는 "최근 경기가 바닥 근처까지 온 것같다"면서 "하반기에는 경기가 완만하게 상승하겠지만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으며 지난 99년과 같은 빠른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 대한 이런 입장도 미국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증가를 전제로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국경기 회복에 대해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권순우 박사는 "국내경기는 적어도 3.4분기까지 횡보할 것"이라면서 "미국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늘어나면 4.4분기부터는 우리 경제도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경기가 하반기에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면 한국경기는 장기횡보나 장기침체로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박동철 박사는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기는 빠르면 4.4분기,늦으면 내년초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내년초에는 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통화량 팽창 등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의 김성식 박사는 "세계경기가 아직도 하강국면에 있어 수출회복이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만큼 국내경기는 올해말까지 계속 횡보하다 내년들어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대우증권의 전병서부장(반도체담당)은 "미국 IT분야의 회복은 내년초로 늦어질 수도 있다"면서 "IT분야에 대한 과잉투자나 과잉공급이 빠른 시일안에 해결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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