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GM에 팔아도 채권단 받을돈 없을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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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 간에 대우자동차 매각 협상이 본격화한 가운데 GM측이 12조7천억원 규모의 대우차 금융 부채 대부분을 탕감받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상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측은 대우차 채권단에는 현금을 한푼도 지급하지 않되 채권 일부를 대우차 인수 이후 신설될 회사 지분으로 바꿔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자동차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 이성근 이사는 29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대우자동차 및 채권단과 GM은 대우자동차의 승용차 부문 매각을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했다" 며 "GM이 30일 인수제안서를 제출하면 양해각서(MOU)를 가능한 한 빨리 체결할 것" 이라고 밝혔다.

李이사는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부터 제3국에서 실무 협상을 진행할 것" 이라며 "우리측 협상팀에는 산업은행.대우차 매각 사무국과 자문기관으로 모건스탠리.라자드(금융자문기관).태평양법무법인 등이 참여한다" 고 덧붙였다.

협상 과정에 정통한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GM은 그동안 사전 접촉 과정에서 약 3조원의 기업 가치가 인정되는 대우차 인수를 위해 5천억~1조원의 현금을 갖고 들어와 이를 전액 신규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대신 대우차의 국내외 부채(납품업체 포함)총액 22조3천억원(2000년 말 기준) 가운데 2조~2조5천억원만을 떠안고, 채권단에는 빚을 탕감해주는 대가로 대우차 신설 법인 지분 33~49%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망했다.

이영렬.정철근 기자 young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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