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운행 무인 버스 동대구에도 도입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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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대구 동대구역세권 개발로 인한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신교통수단을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대구경북연구원 교통물류연구팀의 정웅기(47) 박사는 5일 ‘대경CEO브리핑’ 344호를 통해 동대구로 구간에 ‘바이모달 트램(Bi-Modal Tram·사진)’을 운행하자고 제의했다. 바이모달 트램은 버스 두 대를 연결한 것으로 압축천연가스(CNG)를 연료로 사용한다. 일반 차량처럼 도로를 주행하거나 도로 아래 설치된 전자석(궤도)을 따라 운전자 없이 전차처럼 운행할 수도 있는 신교통수단이다.

 정 박사는 이를 동대구로 동대구역∼범어네거리∼궁전맨션삼거리∼두산오거리 구간(5.6㎞)에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동대구환승센터가 들어서는 2015년이면 동대구역 주변의 차량 정체가 심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 남쪽 3만6000㎡에 지하 7층, 지상 9층 규모로 건립된다. 여객터미널과 KTX·고속버스·시내버스 등의 환승시설, 업무·문화·교육·쇼핑시설 등이 들어선다. 이에 따라 동대구역 주변의 유동인구를 수송할 새로운 교통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박사는 동대구역·범어네거리·궁전맨션삼거리에는 도시철도 1, 2, 3호선 정거장이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는다. 바이모달 트램이 도시철도 전 노선을 연결해 사실상 4호선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해당 구간 도로 중앙에 전용차로를 만들고 차량이 통과하는 교차로에는 전용신호를 설치해야 한다. 바이모달 트램이 전용도로를 운행할 경우 시내버스 대비 수송능력이 5배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또 차량 바닥 높이가 34㎝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낮아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다. 특히 정류장 주변 도로 아래에만 전자석을 설치하면 지하철처럼 정확한 위치에 정차할 수 있다.

 정 박사는 “전용차로가 있으면 전자석을 깔 필요가 없어 설치비용도 줄일 수 있다”며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로에 친환경 신교통수단을 운행하면 도시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새 경북도청이 들어서는 신도시에도 바이모달 트램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청 신도시가 안동시 도심과 예천군 예천읍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서다. 도청과 두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으로 바이모달 트램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바이모달 트램은 2004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을 시작으로 터키 이스탄불, 프랑스 두에 등 주로 유럽 도시에서 대중교통수단으로 운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3년부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국책사업으로 연구를 진행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했다. 이 차량은 오는 18일부터 대전∼세종시∼오송역 구간에서 운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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