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불안 상태, 공연기획사가 알았지만 무시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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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의 생전 모습 [중앙포토DB]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숨지기 전 당시 공연기획사가 잭슨의 비정상적인 상태에 대한 우려를 했음에도 이를 무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잭슨은 2009년 6월 25일 영국 런던에서 컴백 콘서트를 앞두고 갑작스레 사망했다. 공연까지 불과 3주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3일(현지시간) 공연기획사 AEG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분석한 결과 “잭슨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공연에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는 등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태였음을 기획사 회장이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9년 3월 AEG 라이브의 책임자인 랜디 필립스는 팀 레이위크 회장에게 “잭슨이 방에 틀어박혀 술을 마시고 낙심해 있다”고 알렸지만 레이위크 회장은 “장난치느냐?”며 이를 가볍게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필립스는 “잭슨이 벽이 울릴 정도로 소리를 질렀다. 그는 자기 혐오에 빠졌고 지금은 공연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 심리적으로 완전히 엉망” “잭슨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다” “매니저의 도움으로 옷을 입어야 하는 상황” 등을 기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임원은 “잭슨은 게으르고 자신이 원하는 걸 얻으려고 끊임없이 마음을 바꿔먹기 때문에 이번 공연을 멈출 수는 없다”며 “그는 아무런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이메일을 필립스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LAT가 공개한 이메일 내용은 잭슨이 공연 계약 조건에 따라 실시한 건강 검진에서 아무 이상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AEG의 공식성명과는 상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잭슨의 유가족과 보험사는 기획사에 책임을 묻기 위해 이미 고소장을 낸 상태로 알려졌다.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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