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진주만' 주연 벤 애플렉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 '아마겟돈' 같이 의미 없는 작품이었으면 출연하지 않았다. '진주만' 은 역사과 전쟁에 관한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다. "

21일 오후(현지 시간) 두 손을 높이 치켜들며 복싱선수처럼 자신 있게 기자회견장인 호놀룰루 로열 하와이안 호텔 컨퍼런스룸으로 들어선 벤 애플렉(29.사진) .

그는 자신이 직접 출연하고 마이클 베이 군단이 만든 '아마겟돈' 과 '진주만' 의 차이점을 이같이 표현했다.

"역사를 다룬 영화인 만큼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육군 게릴라 전투부대에서 들어가 실전 훈련을 받았고 진주만 폭격의 역사를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 애플렉은 뿐만 아니라 2차대전과 관련된 많은 역사학자.군대 관계자, 그리고 퇴역군인까지 만나는 열성을 보였다.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는 "애플렉이 퇴역군인을 만날 때의 모습은 주변 사람을 숙연하게 만들 정도로 진지하고 간절했다" 고 말했다.

애플렉은 또 "처음에 '진주만' 이 맹목적인 애국심을 선전하는 영화가 아닌가하는 의심도 했지만 시나리오를 읽고는 괜한 걱정을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특히 일본군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며 작품의 역사적 객관성을 강조했다. 실제 영화는 일본군이 병원과 민간인을 공격하는 잔혹성도 보여주지만 한편으론 이유있는 공격을 한 군인으로 설명하는 데도 공을 들인다.

진주만 공격은 원유 봉쇄 등 미국의 위협을 받았다고 느낀 일본군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논리다.

남성적인 측면이 강해 친구로 지내는 기네스 펠트로에게 시나리오를 보였는데 "읽다가 눈물이 났다. 좋은 영화가 될 것 같다" 며 반겨줘 힘이 됐다고 밝혔다.

TV드라마 아역 배우 출신인 애플렉은 1997년 케빈 스미스 감독의 '체이싱 아미' 에서 게이를 사랑하는 만화가로 나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아마겟돈' '세익스피어 인 러브' 등에 연이어 캐스팅되면서 급성장했다.

연기뿐 아니라 98년 맷 데이먼과 '굿 윌 헌팅' 의 시나리오를 함께 써 그해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에서 각본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시나리오보다 연기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 그는 "글은 언제라도 쓸 수 있지만 연기는 나이의 한계가 있어 전념하고 있다" 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감독에 도전하고 싶다" 고 했다.
"정치를 하고 싶어 한다" 는 질문에도 좀 지나봐야…" 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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