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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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컨퍼런스에 이어 동부 컨퍼런스도 드디어 결승전을 치르게 되었다. 서부와 마찬가지로 동부도 정규 시즌 1, 2위 팀간의 대결로 압축된 이번 시리즈는 화려한 공격 농구를 지향하는 양팀의 대결이라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1. 공격력 대결

무엇보다도 필라델피아 세븐티 식서스와 밀워키 벅스의 대결은 공격력 대결이 흥미진진하다. 정규 시즌 MVP 아이버슨을 앞세우고 있는 식서스와 플레이오프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벅스의 3인방은 동부 컨퍼런스에서 가장 강력한 화력을 뽐내고 있는 카드들이다.

우선 아이버슨의 경우 팀내에서 자신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고,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랩터스와의 컨퍼런스 준결승 결과가 말해 주듯이 아이버슨이 되는 날은 이겼고, 그렇지 못한 날은 여지 없이 패하고 말았다.

반면에 벅스는 빅3가 공격력을 동시 다발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강점은 있으나 폭발력과 집중력에서는 식서스에게 밀리는 인상을 준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카셀과 로빈슨이 살아났고, 레이 앨런은 좋은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벅스는 시리즈를 극적으로 역전시키며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컨퍼런스 파이널에 나서게 되었다는 강점이 있다. 식서스도 이기긴 했지만 7차전까지 치르는 격전에 선수들이 부상을 많이 당한 것이 약점으로 보인다.

조지 린치와 맷 가이거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라 공수에서 그리 원활한 시스템을 가져 가지는 못할 것이다. 벅스는 팀 토마스와 린지 헌터등 백업 요원들이 건재하면서 주전들의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아이버슨만 신경 쓴다면 공격력에서 앞설 가능성이 있다.

2. 수비력 대결

식서스는 디켐비 무톰보의 골밑 수비가 탁월하다. 하지만 벅스도 얼빈 존슨과 스캇 윌리암스가 나름대로의 수비 가담을 충실히 해주고 있어 식서스의 골밑 공격을 막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조지 칼 헤드코치가 이번 시리즈의 MVP라고 할 정도로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엄청난 활약을 한 어빈 존슨과 롤 플레이어 역할을 훌륭히 한 스캇 윌리암스가 맡는 벅스의 골밑 수비는 무톰보가 공격력이 탁월한 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호니츠와의 경기보다는 더욱 쉽게 경기를 풀어갈 가능성도 높다.

문제는 아이버슨과 빅3를 맡을 양팀의 수비. 우선 아이버슨의 경우 샘 카셀과 레이 앨런, 린지 헌터가 맡게 된다. 하지만 어느 선수도 아이버슨을 압도할 만한 수비를 보이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보다는 지원 사격을 할 수 있는 애런 맥키와 에릭 스노우, 저메인 존스등을 수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저메인 존스는 최근 조지 린치를 대신하여 주전에 나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면서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고, 애런 맥키는 플레이오프에서도 고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벅스의 입장에서는 아이버슨이 랩터스와의 7차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많은 어시스트로 경기를 풀어갈 것에 대비한 나머지 득점원에 대한 수비 보강이 필요하다.

반면에 식서스는 빅3를 봉쇄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경기당 20점 이상을 꾸준히 득점하고 있는 레이 앨런과 팀의 기둥다운 모습을 되찾은 글렌 로빈슨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카셀을 막는데 있다.

카셀이 득점과 어시스트에서 맹활약하는 날은 벅스가 어김없이 승리를 챙겨갔다. 결국 카셀에서 시작되는 벅스의 공격 템포를 흔들 필요가 있는데 에릭 스노우가 얼마나 카셀을 막느냐에 따라 식서스의 경기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3. 승부처

양팀의 승부처는 어느 득점 라인이 더 원활하느냐에 있다. 우선 아이버슨은 이번 시리즈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랩터스보다는 벅스의 공수 균형 짜임새가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득점 루트가 차단될 경우 집중되는 수비벽을 헤쳐 나가야 하는 부담이 있다.

반면에 빅3는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상에 유의하고 컨디션 조절만 잘 한다면 평균 득점을 올리는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또 하나 관심이 가는 부분은 골밑 대결.

밀워키는 대표적으로 골밑이 허술한 팀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반면에 필라델피아는 무톰보가 있기 때문에 수비력은 탁월하다. 하지만 밀워키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얼빈 존슨과 스캇 윌리암스가 잘 버텨주고 있다는 점이다.

비교적 골밑이 강한 샬럿을 상대로 시리즈를 역전시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존슨과 윌리암스의 과감한 허슬 플레이 덕분이었는데 골밑 공격력에서는 필라델피아가 샬럿보다 결코 낫다고 할 수는 없다. 물론 간접적인 비교이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밀워키의 수비가 답을 쉽게 찾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필라델피아의 입장에서는 아이버슨의 득점을 극대화시키는 방법과 지원 사격을 활발히 전개하는 방법이 있는데 아이버슨의 폭발력을 믿는 쪽이 나을 것이다. 지난 세미-파이널에서 이미 50점을 두 번이나 넘겼기 때문에 컨디션은 괜찮아 보인다.

공격적인 측면이나 기 싸움에서 벅스를 압도할 수 있는 부분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바로 아이버슨의 폭발력이다. 한 번 터지기 시작하면 막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벅스의 3인방을 합쳐도 당해내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

결국 1차전부터 아이버슨이 폭발해야 시리즈를 유리한 고지에서 이끌어 갈 수 있다. 양팀 모두 최근에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느 팀이 실수를 줄이고 담력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변수이다.

4. 전체적 전망

양팀의 정규 시즌 전적은 2승2패로 팽팽했다. 필라델피아는 토론토에게 매우 고전했고, 밀워키 역시 고전했지만 승리의 여운은 다르다. 필라델피아는 7차전에서도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반면에 밀워키는 골밑 수비가 강화되고, 빅3가 폭발하면서 비교적 쉽게 이겼다.

필라델피아는 아이버슨이 확실히 폭발하면 이길 가능성이 높지만 매경기를 아이버슨에게 크게 의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한 마디로 위험 부담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정규 시즌에 비해 부상으로 인한 가용 인원이 줄어든 것은 매우 큰 약점이다.

홈경기로 시작하고, 홈경기가 많은 점을 감안하여 1차전부터 승기를 잡아야 벅스를 물리칠 수 있다. 빅3에게 초반 분위기를 내주면 아이버슨의 폭발력도 힘을 잃을 수 있다.

주전들이 건재하고, 차분하면서 실수가 적은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높은 밀워키의 4승3패 근소한 우세가 예상된다. 전력차가 적고,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턴오버가 많은 것은 치명적이다. 아이버슨의 폭발력은 탁월하지만 전력이 완전하지 못한 것이 필라델피아가 열세를 보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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