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기관'만 바라보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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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를 바라보는 시장 - .

22일 거래소시장이 초반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주저 앉자 이같은 원망이 쏟아졌다. 기관 투자가의 차익매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주가는 상승 탄력을 얻는데 실패했던 것.

이날 거래소 시장에선 외국인이 전날보다 무려 1천1백12억원이 많은 3천19억원 순매수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1천4백61억원, 기관 1천6백25억원의 순매도에 밀려 장 초반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개인의 '팔자' 는 별 것 아니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전날의 경우 개인투자가가 1천3백2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 투자가의 순매도가 3백66억원에 그침으로써 외국인 투자가의 '사자' 가 위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거래소에선 투신에 이어 은행.연기금.종금사 등이 일제히 순매도를 기록한 가운데 보험 65억원, 증권 16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나는데 그쳤다. 시장 관계자들은 한결 같이 기관 투자가의 '사자' 가 수반되지 않고서는 '랠리' 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반응들이다. 결국 앞으로 주식시장의 상승/하락 여부는 기관 투자가의 투자여력에 달려 있는 셈.

하지만 현재로선 투신권 등 기관의 주식 투자력은 미흡해 보인다. 대한투신운용 이기웅 주식운용본부장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돼도 투자자의 환매요구 부담 때문에 주식편입 비중을 높이긴 부담이 된다" 는 입장이다.

변수는 다음 달 주식 시장에 투입될 예정인 6천억원 규모의 국민연금기금이다. 대부분의 시장 관계자들은 이를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와 연관시켜 '쌍끌이' 기능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모어증권 문종상 이사는 "5월 1일부터 9일까지 나타났듯 외국인의 '사자/팔자' 와 기관의 '팔자/사자' 가 엇갈릴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며 "이 경우 주가는 강한 탄력을 얻지 못한 채 여전히 박스권에 머룰 공산이 높다" 고 진단했다.

허의도 기자 <huhe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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