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연구진흥원 핵심 부서 서울 이전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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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기술(IT) 분야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맡고 있는 대덕연구단지 내 정보통신연구진흥원(원장 전창오)이 핵심 부서의서울 이전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하자 대전시와 대덕밸리 벤처기업 등이 강력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 따르면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최근 융자 1.2부 및기금관리팀이 딸린 `산업기반사업부''와 투자기획팀 및 투자관리팀, 벤처기반팀 등을두고 있는 `투자관리부''를 통합, `투.융자사업부''로 개편하고 이 부서를 서울사무소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대전시와 대덕밸리 벤처기업인들은 지방에서 뿌리를 내린 기관이 핵심부서를 서울로 옮기려는 것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지방의 중요성을 간과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중소기업체를 지원하는 기관이 핵심 부서를 서울로 옮긴다면어느 기업이 지방으로 내려오겠느냐"며 "이는 지방을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방침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덕밸리 벤처기업의 한 관계자는 "진흥원 핵심 부서의 서울 이전은 벤처 붐이일고 있는 대덕밸리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진흥원은 지방 벤처기업을 소외시키는 핵심 부서의 서울 이전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벤처기업 관계자도 "진흥원이 전체를 수도권으로 이전하려던 계획이 어려워지자 `조직개편''이라는 편법을 동원해 알맹이 부서만을 서울로 이전하려 하고있다"고 지적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산업기반사업부와 투자관리부를 통합한 것은 이미 올 초 실시한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다"며 "본원이 대덕연구단지에 계속 남아 있는 만큼 지역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2년 IT 관련 중소기업의 지원을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설로 출범한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은 현재 2조5천여억원의 `정보화촉진기금''을 관리하고 있으며 지난해 초부터 본원의 수도권 이전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 11일 대덕연구단지를 방문한 양승택(梁承澤) 정보통신부 장관이 대덕연구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은 앞으로 계속 대덕연구단지에남아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수도권 이전 작업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대전=연합뉴스) 이은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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