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 정부부양책에 호응하나]

중앙일보

입력

주말께 발표된 정부의 양도소득세 감면조치 등건설경기부양책에 힘입어 21일 주식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건설주들은 48개 상한가 종목중 21개를 차지하는 맹위를떨치며 거래소시장을 완전히 '건설주 장세'로 뒤바꿔 놓았다.

건설주와는 별 인연없는 코스닥시장에서조차도 21개 상한가 종목중 3개가 건설주 관련종목이 차지, 주식시장이 그동안 얼마나 정부의 건설경기부양책을 목마르게 기다려왔는가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같이 달아오른 건설경기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의 건설업분석전문가들은 '차가운'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이번 정부의 조치가 건설주가의 일시적 반등이 아닌 건설경기부양과 건설업체의 펀더멘틀즈 개선에 지속적인 효과가 있을지 여부에 대해회의적 반응을 보이며 이번 조치의 효과는 '신 빅3'로 대표되는 일부 종목에 국한될것으로 전망했다.

▲세제지원효과 얼마나 있나 = 일단 증시전문가들은 '건설경기부양책'이 세제지원 중심으로 마련된데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의 허문욱 선임연구원은 “현재의 건설 및 부동산시장은 과거의 공급자위주에서 수요자위주로 완전히 재편됐다”며 “따라서 건설경기부양을세제차원에서 접근한 것은 바람직하며 그중에서도 양도소득세의 감면을 거론한 것은원칙적으로는 옳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매입후 5%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있는 곳이 없다는 점에서 양도소득세 감면이 바로 수요진작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허 연구원은 “부동산에 관한 세제중 정부가 세원감소를 무릅쓰고 양도세감면을 언급한 것은 다음에 취득세 및 등록세문제까지 거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전반적인 건설경기부양은 여전히 난망 = 세제지원의 긍정적 방향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건설경기부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회의적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굿모닝증권의 이창근 수석연구원은 “최근 건설경기지표를 보면 수주액과 건축허가면적이 장기침체상황이어서 건설투자의 소폭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건설경기의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과거 70년대처럼 건설이 GDP(국내총생산)의 25%까지 차지하던 상황이라면 몰라도 현재는 이 비중이 13∼14%선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세제지원 등으로건설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건설경기부양정책이 이날의 주가움직임과 달리, 업종 전반에 확산될수 있을지여부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가 우세했다.

굿모닝증권의 이 연구원은 “건설주의 발목을 잡고 있는 2대 난제는 바로 업종대표주 현대건설의 문제와 건설업의 성장성문제”라며 “이중 현대건설 문제는 점차정리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건설업의 성장성은 결국 시장재편의 양상으로 나타날 전망이어서 업종전반에 경기부양의 효과가 확산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주, 장기상승전망은 불투명 = 세제지원에 따른 경기부양의 한계와 수요자중심의 시장개편으로 인해 건설주들의 중장기적 상승전망에 대해서도 분석가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굿모닝증권의 이 연구원은 “시장구조의 개편으로 인해 건설경기의 부양효과가나타난다해도 그 효과는 대림산업,LG건설,삼성물산으로 대표되는 '신 빅3'에 차별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라며 “주가 역시 그같은 업종상황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지적했다.

현대증권의 허 연구원은 더 나아가 “이미 '신 빅3'종목들이 전체 시장의 상승세에 따라 상당부분 반등한 상태에서 추가상승여력이 얼마나 클지는 불분명하다”며“나머지 중소건설주들의 경우 현재의 업체상황과 경기를 볼 때 지나친 급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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