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패트롤] 제3통신 판짜기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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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 30여개 IT벤처 대표들과 산행을 했다. 하산후 가진 저녁자리에서 이들은 한 목소리로 "벤처는 수익모델도 중요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세계를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할 때" 라고들 했다. 어떤 이는 '각성(覺醒)의 시기' 라고 표현했다.

일본 정부가 아시아경제의 일본 주도가 끝나고 중국으로 패권이 넘어가고 있다는 내용의 '2001년 통상백서' 를 지난주 발표했다.

56년 '일본의 전후(戰後)는 끝났다" 며 선진국 진입을 선언한 경제백서를 뛰어넘는 강도의 역충격이다. 거의 반세기만의 각성이다. 미국 정부가 내놓은 급진적인 기업감세정책도 보통 일이 아니다.

지난주 국내에선 여야정이 경제정책토론회를 열어 지금부터 경제를 위해 할 일을 제시했다. 당쟁을 떠나 오랜만에 구국(救國)토론회를 가진 것 자체가 위대한(□)각성일 것이다.

중앙일보가 지난주부터 시작한 대형 기획물은 '지금부터 우린 무얼 먹고 살 것인가' 에 초점을 맞춰 국가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마침 정부도 '경기회복은 아니지만 징후는 있다' 며 약간의 자심감을 갖고 소프트웨어측면에서의 2차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현장을 향하는 발길도 잦아졌다. 22일 전례없이 재계 홍보인들을 초청해 최근의 기업사정을 확인한다고 한다.

김대통령은 앞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30주년 행사와 발명의 날 행사에 참석해 과학기술산업과 필요 인재의 육성책을 강조했다. 이제는 모두가 국가경쟁력이 키워드다.

22일 생명윤리기본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린다. 윤리냐 과학기술이냐는 단선적 논쟁을 떠나 국가경쟁력제고와 온전한 윤리사회정착을 아우르는 포괄적 대안이 나오리라 기대된다.

무엇보다 지난해 1조8천억원에서 2003년 2조3천억원으로 전망되는 바이오기술산업의 향방을 가늠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승택 정보통신부장관이 최근 밝힌 통신업계의 3강구도(한국통신+SK텔레콤+제3자로서의 LG텔레콤+하나로통신+한전 자회사 파워콤)구상도 이번주부터 본격화 될것 같다. 포인트는 공을 넘겨받은 LG측이 어떻게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판을 짜느냐는 것이다.

경제발목을 잡고있는 현대계열사들의 처리도 현대건설과 현대하이닉스반도체에 이어 이번주부터 현대상선.현대종합상사.현대유화 등 주력3사에 대한 채권금융기관의 처리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올 것이다.

곽재원 정보과학부장 kj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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