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게임쇼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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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된 E3 게임쇼에서는 미국과 일본 대형 게임업체들의 `한판 대결''이라고 할 만큼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으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17일 E3 게임쇼의 개막을 알리는 기조연설장에 나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로버트 바흐 게임사업부 수석부사장과 소니 엔터테인먼트 카즈오 히라이 사장의 신경전에서는 카즈오 사장이 일단 판정승.

카즈오 사장이 ''비디오 게임시장의 1,2위는 PS(플레이스테이션)시리즈가 차지할 것은 기정사실이며 MS와 닌텐도 가운데 3위가 누구인지가 관심사항''이라고 여유를 보이자 바흐 사장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카즈오 사장이 ''퍼스트파티와 서드파티의 비율을 3:7로 유지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후 바흐 사장도 ''우리도 3:7이다''는 입장을 밝히자 사회자가 ''(소니를)따라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바흐 사장의 말문을 막았다.

지난해 40달러에 불과했던 입장료가 올해 200~400달러로 오르자 지난해 E3전시회에 비해 관람객수가 30% 이상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

이와 관련, 대회를 주최한 미국의 IDSA 관계자는 ''대회가 관람객 동원보다 각국의 게임업체 관계자들이 모여 게임 판매 계약에 대한 상담과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컨퍼런스와 워크숍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ISDA측은 내년 E3 게임쇼도 비싼 입장료 정책을 고수해 게임 비즈니스만을 위한 게임쇼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3 게임쇼 참가사상 최대 규모로 참가한 한국업체들은 지하 1층 켄티아 홀에 한국공동관을 설치해 새로 개발한 게임을 선보였다.

그러나 켄티아 홀의 위층인 사우스 홀에 세계적인 게임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와 EA사 등의 대대적인 홍보로 17일 오전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다 오후들어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해 활발한 수출상담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공동관에 참가한 모업체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의 업체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E3 게임쇼에 비해 한국공동관의 크기가 배로 넓어졌다''며 ''지난해 한국공동관은 게임을 전시한 것이 아니라 마치 유리관안에 있는 반도체를 전시한 것 같았다''고 회상.

E3 게임쇼에 참가한 450여개 업체가 선보인 게임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은 게임은 미국 블리자드사의 `워크래프트3''와 동화책으로 큰 인기를 모은 미국 EA사의 `해리포터'' 시리즈.

아시아 지역 관람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워크래프트3는 본격적인 3차원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스타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3의 아류작에 불과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워크래프트3는 스타크래프트와 인터페이스가 거의 유사해 국내에 출시될 경우 수백만에 이르는 스타크래프트의 사용자를 그대로 흡수할 것이라고 일부 국내 업계 관계자는 전망.

해리포터 시리즈는 유럽과 미주지역 관람객들이 시험판을 즐기기 위해 10여미터를 줄을 서기도 했으며 원작인 동화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 자신이 마치 동화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도록 개발됐다는 평.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강훈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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