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들 이익전망 실제와 큰 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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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기업순익에 대한 전망이 실제와 괴리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같이 '문제있는'전망치도 해당종목의 주가와 `크지는 않지만 뚜렷한'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코스피200과 코스닥50에 속하는 대표종목 216개사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2000년 순익전망치와 실제치를 비교한 결과 전망치평균은 20조9천490억원으로 실제치 9조1천410억원에 비해 무려 129.2%의 절대오차율을기록했다.

이에 비해 매출의 경우는 전망치평균이 386조원인데 비해 실제치는 398조6천억원으로 비교적 높은 적중률을 기록했다.

주가향방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순익전망이 이같이 심각한 수준의 오차를 드러낸데 대해 에프엔가이드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능력부족과 함께 지난해에는 다른 해에 비해 기업들의 비경상적 손실이 많았다는 점, 그리고 회계감사기준의 강화로 결산막판에 수치가 대폭 수정된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와함께 시장비중이 작은 종목일수록 충실도가 떨어지는 점,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담당종목수가 너무 많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비경상적 손실을 배제하기 위해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해도 오차율이 여전히 높아 애널리스트들의 기업이익 전망능력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에프엔가이드는 말했다.

이같이 부정확한 추정능력에도 불구하고 2000년 12월∼2001년 3월로 기간을 한정해 분석한 결과 애널리스트들의 기업순익전망 추정치가 10% 가량 상승할 경우 시가총액은 2개월 후 0.00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크지는 않으나 양자가 뚜렷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됐다.

한편 순익전망에 대한 각 종목의 컨센서스중 전망치 상승/하락종목의 비율이 시장지표에 대한 선행지수로 유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에프엔가이드는 이들 216개 종목의 경우 2000년 실적전망치는 실제로 주가가 폭락한 지난해 8월 이후, 올해 실적에 대한 전망치는 4월 이후 이 비율이 1 이하로 떨어져 시장전망을 예고해주는 유용한 선행지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에프엔가이드의 배현기 리서치팀장은 "실적이 아닌 시장외적 요인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고 애널리스트의 기능이 뿌리내리지 못한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며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의 주가전망과 실제 시가총액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요소"라고 평가했다.(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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