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방을 살리자 2부] 울산 오토밸리

중앙일보

입력

울산광역시 북구 매곡동 매곡지방산업단지 조성 예정 부지.

나지막한 야산과 논.밭으로 둘러싸인 16만7천여평에 내년 초 삽질이 시작돼 '자동차 부품 생산 특화단지' 로 태어날 전망이다. 부지 조성이 마무리되면 2002년부터 전국에 흩어져 있는 자동차 부품 업체 50여개가 입주하면서 '오토밸리(Auto Valley)' 의 힘찬 시동을 걸게 된다.

울산 오토밸리-.

이곳에는 자동차 부품을 생산할 매곡지방산업단지.중산지방산업단지와 자동차 테마파크.모듈화(중간 부품)조립단지.교육지원 연구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21세기 큰 울산' 건설을 위해 울산시가 자동차 산업 특화에 힘을 쏟고 있다.

울산시는 오토밸리 조성 사업을 통해 세계적인 자동차 도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울산의 트로이카 산업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 그러나 이들 산업 모두 재래형으로 날이 갈수록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자동차 산업 첨단화를 울산시의 중점 추진사업으로 선정했다.

울산의 자동차 산업은 국내 자동차 생산액의 27.4%를 차지하는 효자 업종이다. 특히 신기술.신소재 개발 등 연관 산업의 파급효과도 엄청나 울산시를 정보기술(IT)산업 등 첨단 산업단지로 재편하는 데 시너지 효과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 윤곽 드러낸 오토밸리=울산시는 연간 1백50만대 이상의 생산시설을 갖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중심으로 북구 매곡.중산.진장동 일원 60여만평을 자동차 특화단지로 2010년까지 연차적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첨단 자동차 부품을 생산, 국내 자동차 공장과 세계 유명 자동차 회사에 공급하는 부품 공급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자동차 부품 전용 공단(37만7천평).지원센터(2만평).테마파크(15만평)등 부품 생산.연구 지원.관광 문화시설 등 인프라 구축에 힘을 모으고 있다.

2010년까지 민자 3천2백80억원을 포함, 모두 6천3백40억원을 투자한다. 우선 2005년까지 자동차 핵심 부품.소재 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해 자족 기능을 갖추고 2010년부터는 세계 유력 자동차 업체에 첨단 부품.소재를 공급할 수출 전진 기지로 키우는 2단계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우선 매곡지방산업단지는 내년까지, 중산지방산업단지(21만평)는 2005년까지 완공해 첨단 부품 공장.모듈화(중간 부품)공장 등 1백여 업체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모듈화 공장은 품질 관리도 쉽고 자동차 생산 공정에 시너지 효과와 유연성을 갖게 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곡.중산단지와 현대자동차를 직통으로 잇는 원자재 전용 수송로(12.46㎞)도 뚫는다. 이렇게 되면 현재 연간 2천억원대에 이르는 부품 수송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오토밸리 중심 기능을 수행하면서 자동차 관련 전후방 사업의 산업집적화.네트워크를 구축할 지원센터는 진장유통단지에 세운다. 기술개발.전문기술 재교육단지(1천여평), 자동차부품 연구소(2천여평), 자동차 산업 종합전시 홍보관(7천평)등도 들어선다.

자동차 산업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테마파크도 들어선다. 자동차경기장.야외전시장.체험 놀이시설.자동차 영상영화관 등을 지어 관광 상품화한다는 전략이다.

심완구(沈完求)울산시장은 "지난해 대통령이 울산을 방문했을 때 오토밸리 조성계획을 보고해 재가를 받았으며 산업자원부가 지난달 오토밸리 조성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며 "2005년까지 세계 5위의 자동차 업체 진입을 목표로 하는 현대자동차와도 긴밀한 협조 관계를 구축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 첫 단추 잘 끼워야=오토밸리의 텃밭인 매곡 지방산업공단의 총 사업비 5백30억원 중 올해 확보된 예산은 50억원뿐이다. 토지 보상에만 2백50억원이 들지만 가용 예산은 20%에 불과해 시작부터 자금난을 겪고 있다.

울산시 이수석(李樹碩)경제통상국장은 "올 추경예산에서 토지 보상비를 확보해 연말까지 보상을 끝내고 기반 조성 공사에 착수해 차질없이 공단을 조성하겠다" 고 밝혔다.

그러나 중산공단지역과 오토밸리가 들어설 북구 지역은 개발제한구역이 일부 포함돼 환경단체의 반발 등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공단 조성 후 경쟁력 있는 부품 업체를 유치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부지 분양가가 평균 35만원선으로 타 지역보다 비싸 다양한 투자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원준(高源駿)울산상의 회장은 "오토밸리와 울산항.울산공항을 연계하는 생산.물류.교통 요충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상세 계획을 업계와 지자체가 머리를 모아 마련하고 있다" 고 말했다.

울산=허상천 기자 jheraid@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