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체조로 넉 달 새 15㎏ 감량…스트레스 풀고 숙면에도 그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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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8시. 천안시 청수동 음악분수공원에서는 씩씩한 구령소리와 함께 둘씩 짝을 지어 율동을 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엄마를 따라온 어린 아이들부터 장년의 남성들과 80대 노인들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연신 땀을 흘리며 율동을 따라 하고 있었지만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바로 옆 음악분수에서는 시원한 물줄기까지 솟아올라 공원은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홍정선 객원기자

천안시 1·5·30 야간건강체조가 다이어트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천안시]

천안시는 시민들의 운동 생활화를 돕기 위해 5월부터 9월까지 ‘1·5·30 야간건강체조’를 운영하고 있다. 읍·동 지역으로 나눠 총 12곳의 공원과 학교운동장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는 야간건강체조는 퇴근 후 저녁시간을 이용해 매주 화·목요일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연인원 4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건강 프로그램이다.

이날 청수동 음악분수공원에는 200여 명 가량의 시민들이 야간건강체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강사의 역동적인 동작을 익숙하게 따라 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김정미(44·한국에어로빅협회 천안지부장)강사는 “6~7월에는 매번 300명 가까이 모여 운동할 자리가 모자랄 정도였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다 보니 잘 안 보인다고 해서 최근에는 보조 강사 4~5명이 시민들 사이에 들어가 율동을 따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3대가 함께 나와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했다. 노인들이 좀 많이 나오는 날에는 젊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걸으면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시작한다. 파트너와 함께 운동할 때도 있어 낯익은 시민들끼리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게 된다. 시민들끼리 정이 오가는 모습을 보는 일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전날 쌍용공원에서도 야간건강체조가 진행됐다. 쌍용공원에서 건강체조를 지도하는 김화순(48·한국놀이문화협회) 강사는 “꾸준히 참여하는 고정 인원은 30% 가량 되고 나머지는 공원에 산책 나왔다가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엔 주변의 눈치를 살피고 머뭇거리던 사람들이 이제는 음악이 나오면 알아서 잘 따라 한다. PT체조(전신운동)는 맨손 체조로 뛰면서 할 수 있어 모두가 잘 따라 한다. 다리 근력운동이 70~90%인데도 음악에 맞춰 구령을 넣어 운동하니 힘든 줄 모르고 따라 하는 70~80대 노인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에어로빅을 가미한 야간건강체조지만 여성들뿐 아니라 중·장년층 남성들에게도 인기다. 지난 5월부터 꾸준히 야간건강체조를 참여해 무려 15㎏을 감량을 한 시민도 있다. 이기현(45·청당동)씨는 “3개월 동안 아내와 함께 나와 식이요법과 함께 운동을 했는데, 살이 빠지고 건강도 되찾았다”며 “무엇보다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라 좋다”고 말했다.

실제 시민들 중에는 1·5·30 야간건강체조를 하면서 체지방이 빠져 옷이 커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불어 스트레스를 풀고 운동 후에 숙면을 취하게 됐다는 시민들도 있다. 엄순례(58·여·신부동)씨는 “운동을 위해 저녁마다 운전을 해서 공원에 온다. 여럿이서 함께 운동하는 즐거움이 가장 크다”며 “계속 운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9월까지만 한다고 하니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윤혜인 천안시서북구보건소 건강관리과장은 “‘1·5·30 야간건강체조’운영을 통해 시민의 개인 건강생활 개선과 관리능력을 높여줄 것”이라며 “시민들의 건강생활에 도움이 되고 즐거운 운동습관을 길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천안시는 야간건강체조에 참여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오는 10월 열리는 천안시흥타령축제에 각 장소 별 발표회를 준비하고 있다.

야간건강체조 운영 장소

목천 신흥초등학교, 서북구청 운동장, 천안 오성초등학교, 방아다리 공원, 천안 신부초등학교, 쌍용공원, 천안 신대초등학교,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천안 일봉초등학교, 청수동 음악분수공원, 천안축구센터공원, 오룡웰빙파크(오룡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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