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자궁근종 수술에 단일공 복강경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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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이맘때쯤 40대 초반의 여성분도 아이들의 방학을 맞아 미뤄오던 부인과 검진을 위해 진료실을 방문했다. 놀랍게도 부인과 초음파 검사상 거의 10㎝에 육박하는 자궁근종이 발견돼 깜짝 놀란 여성은 “아랫배가 나오는 거 말고는 아무 증상도 없었는데 이럴 수도 있나요?” 반문하며 정기검진을 게을리한 자신에게 미안한 듯 눈물을 흘렸다. 다행히 복강경으로 자궁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회복을 잘했고 그 이후에는 정기검진을 잘 받았다.

부인과 여성 질환 중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궁의 살 혹, 정확한 병명은 자궁근종이라고 하는데 가임기 여성의 약 30%, 35세 이상 여성의 약 50%에서 발견될 만큼 매우 흔한 여성 양성 질환이다. 자궁근종은 크기와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르며, 통상적으로 비정상 자궁출혈·골반동통·압박·빈뇨·변비·불임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50%에 달할 만큼 정기검진이 중요한 질환이다. 10㎝이상으로 커도 증상이 없을 수 있으며, 약 1㎝ 크기로도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자궁근종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로 나눌 수 있는데, 약물치료는 보존적인 치료일 뿐 증상이 심할 경우는 대부분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자궁근종을 수술하지는 않는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로는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의 생리통, 빈혈을 유발할 정도의 비정상 자궁출혈, 불임의 원인, 갑자기 자궁크기가 증가할 때 등이다. 이러한 자궁근종의 특성으로 인해 근종의 발견이 늦어질 경우 좀 더 침습적인 수술(개복을 통한 자궁적출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기 검진을 통해 발견된 자궁근종의 경우 복강경 수술을 통해 최대한 자궁을 보존하면서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이 가능하며, 더불어 근래에는 배꼽만 약 2㎝ 절개해 근종만 제거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기존의 복강경 수술은 배꼽을 포함해 3~4군데 구멍을 뚫은 후 수술을 진행했지만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배꼽만 2㎝ 절개한 후 수술을 진행하는데 자궁 및 양측 자궁 부속기와 관련된 모든 질환의 수술이 가능하다. 이 수술법은 흉터가 거의 없어 환자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지만, 쉽지 않은 수술이기 때문에 경험 많은 산부인과 의사에게 진료를 봐야 가능하다.

여성들은 정기 검진을 통해 자궁 및 난소, 나팔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여성으로서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통해 해부학적 이상 유무를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검사 중 필수적인 검사라 할 수 있겠다. 아이들보다 바쁜 우리의 엄마들을 위해 정기검진이라는 거룩한 선물을 선사하면 어떨까?

김정만 삼성미즈여성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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