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고교야구] 진흥고, 11년 만에 우승 헹가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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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고 선수들이 제4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 우승 뒤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최재영 감독(위)을 헹가래 치며 기뻐하고 있다. 진흥고는 수원야구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신일고를 3-1로 꺾었다. [수원=강정현 기자]

수원야구장은 진흥고의 홈구장이나 다름 없었다. 버스 19대를 동원해 수원 야구장을 찾은 전교생 800명은 프로야구 KIA의 응원가와 가요 ‘남행열차’를 부르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학생들과 동문들은 노란 막대 풍선, 징, 꽹과리 등으로 응원하며 선수들의 파이팅을 유도했다. 진흥고 선수들은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시타를 때려내며 응원에 화답했다.

 진흥고가 올해 고교야구 마지막 대회인 대통령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진흥고는 27일 수원야구장에서 열린 제4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신일고를 3-1로 꺾었다. 지난 2001년 김진우(KIA)를 앞세워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단 한번도 전국대회 정상을 밟지 못한 진흥고는 11년간 쌓인 우승 갈증을 풀었다.

 당초 진흥고는 투타의 짜임새에서 신일고에 밀린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인천고와의 16강전부터 3경기 연속 1점차 승리를 거두고 결승까지 올라온 진흥고의 사기는 예상을 뒤엎을 정도로 강렬했다.

 경기 초반부터 벤치의 머리 싸움이 치열했다. 진흥고의 최재영 감독은 2회 초 2사 1, 3루 위기를 맞자 왼손 선발 임양섭을 내리고 오른손 투수 하영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신일고의 최재호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 오른손타자 김경민 대신 왼손타자 이선재를 대타로 기용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1루 주자 김태진이 하영민의 견제에 걸린 틈을 타 3루 주자 김기담이 홈을 파고 들다 아웃되며 진흥고는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진흥고는 위기 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회 말 2사 2, 3루에서 김정운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기세를 올렸다. 2-1로 쫓긴 5회 말 2사 2루에서는 3번 타자 홍성은의 좌전 적시타로 3-1로 달아났다. 신일고는 1회 초 2사 만루와 8회 초 1사 1, 2루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진흥고 투수 하영민은 8회 위기를 넘긴 뒤 우승을 예감한 듯 더그아웃을 향하며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로 기쁨을 나눴다.

수원=이형석·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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