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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최종 목표는 맨시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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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보경은 맨체스터시티로의 입단을 최종 목표로 삼았다. 자신에게 좌절을 안겨준 실바와 함께 뛰기 위해서다. [김진경 기자]

런던 올림픽 한국축구 동메달의 주역인 김보경(23)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일본 세레소 오사카를 떠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카디프시티로 이적한 김보경은 “여기가 종착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25일 새 소속 팀으로 합류하기 위해 영국으로 출국하기 전 만난 그는 “최종 목표는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다. ‘내가 이 정도로 축구를 못하는구나’ 하고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다비드 실바(26·맨체스터시티)와 언젠가 같은 팀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유가 있다. 김보경은 런던 올림픽을 앞둔 지난 5월 스페인과의 평가전(1-4패)에서 후반 45분간 다비드 실바와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경기 내내 김보경은 실바의 기량에 밀려 자기 실력을 펼칠 기회를 찾지 못했다. 그런 상대와 맞대결을 기대하기보다 동료가 되려 하는 건 최고의 플레이를 함께하고픈 열망 때문이다. 평소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FC 바르셀로나(스페인) 등 세계 최고로 꼽히는 팀에서 뛰는 꿈을 꾼 김보경이 최근 맨체스터시티에 꽂혀 있는 이유다.

 아직 런던 올림픽의 여운은 남아 있다.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네이마르(브라질)와 함께 영국 BBC가 선정한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려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동메달의 기쁨 뒤에는 아쉬움도 많다. 김보경은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페널티킥 판정을 받지 못한 일과 일본과의 3, 4위전에서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장면은 두고두고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빨리 잊고 새로운 도전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가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바쁜 와중에도 개인훈련을 빼먹지 않으며 몸 관리를 했다. 빨리 팀에 녹아 들기 위해 카디프시티 합류 일정을 최대한 단축했다. 빠른 적응을 위해 유럽파 선배들에게 조언도 구했다. 그는 “구자철 형은 ‘일본에서 하던 것처럼 하면 된다’, 박주영 형은 ‘자신감 있게 하면 된다’, 기성용 형은 ‘별거 없다. 똑같이 하면 된다’고 말해줬다. 공통적으로 조용히 있으면 안 된다고 하더라. 빠른 적응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은 꼭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보경은 카디프시티에서 뛰게 되면서 같은 챔피언십 소속인 이청용(24·볼턴 원더러스)과 맞대결을 치르게 됐다. 또 박지성(31·퀸스파크 레인저스)과의 만남도 기대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이영표와 박지성이 그라운드에서 맞부딪친 것처럼 해외 무대에서 자신이 우상으로 삼던 선배와의 맞대결은 김보경이 꿈꾸던 장면이다. 김보경은 “이청용 형과 맞대결을 펼친다면 잊을 수 없는 경기로 남을 것 같다. 또 박지성 형과 상대팀으로 만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처음 대표팀에서 지성이 형을 봤을 때 우상이다 보니 떨려서 말도 못 걸었다. 지난해 나를 후계자로 지목해 주신 형에게 좋은 선수가 됐을 때 ‘덕분에 이렇게 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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