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데이빗 콘이 돌아온다

중앙일보

입력

데이빗 콘이 돌아온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미 윌리엄스 감독은 14일(한국시간) 데이빗 콘(38)을 로스터에 등록시키는 한편 오는 18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시킬 것임을 밝혔다.

윌리엄스 감독은 콘과 함께 '너클볼러' 팀 웨이크필드(34)를 함께 로스터에 올리면서 대신 팩슨 크로포드(23 · 3승 방어율 4.76)와 오카 도모카즈(25 · 2승 2패, 방어율 3.57)를 트리플 A 포투켓으로 내려보냈다.

윌리엄스 감독은 올 시즌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크로포드와 오카를 트리플 A로 내려보낸 것에 대해 "그들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단지 콘의 재기여부를 시험하려는 의도임을 나타냈다.

15년 통산 184승 116패, 방어율 3.40을 기록하고 있는 콘은 90년대를 대표할 수 있는 투수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94년에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소속으로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한편, 99년 양키스시절에는 퍼펙트게임을 기록했다. 그러나 콘은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맞으면서 '끝났다'라는 비아냥을 뒤로 하고 보스턴으로 이적을 해야만 했다.

스프링캠프 동안 오른쪽 어깨를 다쳐 그동안 싱글 A 사라소타에서 재활훈련을 해야만 했던 콘은 14일 시험등판에 나서 4이닝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48개의 공을 던지면서 직구 최고구속은 91마일에 불과했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제구력을 보여주며 2안타만을 허용했고 6개의 삼진을 잡아냄으로써 재기가능성을 밝게 했다.

그러나 앞으로 콘이 헤쳐나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우선은 그가 예전의 기량을 빠른 시일내 되찾을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스타플레이어가 부상에서 회복되어 다시 경기에 출전하게 되면 경기감각을 찾기 위한 배려의 기간이 주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보스턴은 그렇게 느긋하지 못하다. 초반에 부진했던 전통의 뉴욕 양키스가 이미 제 페이스를 찾아 반게임 차로 따라붙었고 그 뒤에는 무서운 장타력의 토론토 레드삭스가 뒤쫓아 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팀입장에서는 콘에게 많은 시간을 줄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더욱이 새내기 선발투수인 크로포드와 오카가 기대 이상의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콘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콘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바로 포스트시즌 때문이다. 올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였을 때 보스턴 내에 페드로 마르티네즈(29 · 5승, 방어율 1.74)) 외에 과연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쉽지 않다

노모(32 · 4승 2패, 방어율 3.80)는 고질적인 볼넷병이 다시 도질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카스티요(32 · 3승 2패, 방어율 4.89)는 큰무대에서 타자들을 압도할만한 구위가 되지 못한다. 하물며 경험이 없는 새내기 크로포드와 오카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좋은 활약을 보이고는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보스턴의 선발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선수가 필요하다. 보스턴은 바로 콘에게 그 역할을 맏기고 싶어 한다.

과연 콘이 지난해의 부진과 스프링캠프 동안의 부상에서 벗어나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예전의 날카로운 피칭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그의 빠른 공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예리한 싱커와 슬라이더는 그러한 기대들을 충족시켜줄 가능성을 높여준다. 벌써부터 18일 콘의 복귀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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