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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이슈: 이종격투기] 격투기에 빠진 사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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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2일 서울 상계동의 태웅 무에타이 도장. 국내 입식타격기의 고수인 임치빈(26.(右))이 훈련하는 곳이다. 팬 카페 회원 1만5000명인 그는 "킥복싱을 하다가 2년 전 이종격투기 붐이 일 때 무에타이 선수들의 활약을 보고 전향했다"고 한다.

그는 무에타이를 제대로 배우려고 태국에도 다녀왔다. K-1 현 챔피언인 레미 보냐스키(네덜란드)와 '미스터 퍼펙트' 어네스트 호스트(네덜란드), K-1과 프라이드 양쪽에서 위력을 떨치는 크로캅(크로아티아) 등이 무에타이 출신이다.

26일 뚝섬에서 경기를 하는 임치빈은 로드워크 1시간, 섀도 복싱 30분, 샌드백.미트 치기 1시간, 무릎치기 40분, 웨이트 트레이닝 20분씩의 훈련을 매일 두 번 소화했다. 이 도장에서 만난 박진영(12.서울 신성초 6)양은 "아버지가 시켜서 시작했는데 재미있다"라고 말했다. 박양 말고도 어린 선수가 꽤 많다.

격투기 열풍의 강도는 이런 도장의 숫자로도 알 수 있다. 유술.가라테 등 이종격투기에서 위력적인 종목의 도장도 많아졌다. 강남 테헤란로 선릉역 부근에서 진무관 가라테 도장을 운영하는 이영규(29)씨는 이종격투기 때문에 회사를 그만뒀다. 미국 유학을 다녀왔고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을 다녔던 그는 2003년 동호회 형식의 도장을 만들었다가 관원이 많아지자 직업을 바꿨다. 현재 회원은 90여 명. 그는 "이종격투기 하면 무식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갖지만 실제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평범하다"고 설명했다. 호신술에 다이어트 효과까지 노린 여성들의 격투기 도장 노크도 갑자기 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열린 '스피릿MC 인터내셔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는 서울대 치대에 다니는 '예비 치과의' 이대웅씨가 출전하기도 했다. 그는 "내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고 싶어 출전을 결심했고, 의사가 된 뒤 챔피언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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