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울산 2연전 대세냐 이변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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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주통합당이 25일 전국을 돌며 대통령 후보를 뽑는 지역순회 경선을 벌인다. 9월 16일까지 총 ‘13연전’이 예정된 가운데 이번 주말엔 ‘2연전’이 치러진다. 25일 제주, 26일 울산에서다. 순회 경선엔 예측하기 힘든 변수가 많다. 2002년 민주당 경선 일주일 전 여론조사에서 50% 안팎의 지지를 얻던 이인제 후보는 초반 제주·울산에서 1위를 놓치면서 흔들렸고, 광주광역시에서 밀리면서 노무현 후보에게 완패했다.

 완전국민경선방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경선은 인구 비례에 따른 가중치가 없다. 지난 6월 민주당 대표 경선에선 전남과 경남에서 똑같이 100명이 투표했어도 인구 수가 많은 경남 표에 가중치를 뒀었다. 당시는 인구가 많은 영남이 상대적으로 중요시됐으나 이젠 똑같이 1인1표이므로 ‘머리 수’를 많이 채운 지역이 중요해졌다.

 24일 현재 민주당이 모집한 선거인단 규모는 84만여 명. 첫 순회경선지인 제주의 선거인단은 3만6000여 명으로, 이 지역 전체 유권자(44만여 명)의 8%가 넘는다.

 여론조사 1위인 문재인 후보는 투표 하루 전인 24일 제주로 건너와 기자들에게 “제주 경선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의 지지에 힘입어 1위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문 후보는 캠프 회의에서 “노력하면 선거인단이 200만 명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선거인단) 8만 명 규모의 사실상 ‘체육관 후보’였다면 우리는 명실상부한 국민후보라 해도 부끄럽지 않다”고도 했다.

 손학규 후보는 이날 강원도당을 방문한 뒤 대구로 이동해 경북도당 초청간담회에 참석했다. 강원 지역 방문은 26~28일 모바일 및 현장투표가 이뤄지는 만큼 모집한 선거인단이 실제로 투표를 하도록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김두관 후보는 이날 ‘모병제(募兵制) 태스크포스팀’을 발족하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포퓰리즘 논란이 있는 모병제 공약에 오히려 승부수를 띄운 듯한 모습이다. 김 후보는 “모병제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강한 군대를 만들 수 있는 제도”라며 “종북(從北)으로 몰려도, 표가 떨어지더라도 국방개혁을 하겠다”고 했다. 정세균 후보는 이날 다음주 선거인단 모집이 마무리되는 대구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했다.

 각 후보 진영은 초반 승부와 더불어 전통적 지지기반이자 선거바람이 불고 있는 호남의 선택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이 일부 공개한 지역별 선거인단 모집 현황을 보면 24일 현재 전북이 10만 명에 가까운 9만5707명이 등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 선거인단은 제주·울산·강원·충북 선거인단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고, 수도권인 인천(2만4720명) 선거인단의 네 배에 이른다. 이 때문에 전북이 연고인 정세균 후보가 대선 여론조사에선 최하위이지만 기대 이상 선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최종 승부는 마지막 날(서울·9월 16일)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인구비율에 따라 선거인단의 절반 가까이가 이 지역 거주자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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