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시장 달아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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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 시장을 잡아라.'' 전자책이 미래의 대표적인 디지털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시장을 향한 업체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e북을 서비스하고 있는 업체도 늘고 있지만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이 더욱 시장을 가열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e북이란 기존의 종이문서를 디지털 형태로 전환, 컴퓨터의 화면이나 PDA(개인 디지털 단말기) 등을 통해 전자책 전용 뷰어(viewer)를 이용, 볼 수 있도록 만든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다.

e북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XML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과 어도비시스템스사의 PDF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아직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표준방식이 결정되지 않아 이를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잇다.

e북 시장은 아직 그야말로 초기시장.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표현이 옳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국내의 경우 지난 해 콘텐츠와 솔루션 모두 포함, 16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e북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비록 초기시장이지만 성장 잠재력은 엄청나다는 주장. 특히 종전의 텍스트 위주에서 동영상, 음성까지 포괄하는 멀티미디어 e북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올해 9백만달러의 e북 시장이 오는 2004년에는 4억1천4백만달러로 46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국내 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예측자료가 없으나 올해 대략 1백51억원 정도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오는 2005년 전세계 2억5천만명이 전자책을 구독하고 앞으로 2∼3년 이내에 10억달러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을 근거로 많은 e북 관련 솔루션 개발업체들이 이 시장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지금까지 이 업체들은 개별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는 추세를 이어왔다.

한국전자북은 최근 XML 기반의 전자책 저작 솔루션 ‘X빌더’를 개발, 출판사·기업·공공기관 등 e북 서비스를 계획 중인 업체들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컨버터 기능은 물론 에디터·뷰어 등 e북 서비스를 위한 제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지니소프트도 XML 양식을 지원하는 e북 저작툴을 개발, 선보였다. 이 저작툴은 html, hwp, doc문서 등을 자동으로 XML 문서로 변환해 준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제공하는 e북 뷰어 ‘마이크로소프트 리더’로 읽어볼 수 있다.

드림인테크는 디지털 콘텐츠 인증 및 과금까지 가능한 디지털 콘텐츠 보호 솔루션 ‘e세이퍼 DRM 2’를 개발, e북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 솔루션은 사용자가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 PC수, 콘텐츠 가격, 지불가격을 지정할 수 있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시스템으로 국제표준의 최신 암호화 기술을 채택했다. 특히 이 제품은 전자책, 영화, 음악, 캐드 등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콘텐츠 파일을 지원, 활용도를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모헨즈는 만화를 e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솔루션 애니툰즈를 개발, 코리아닷컴측에 제공했고 A4미디어사는 PDF 파일을 이용한 e북 관련 솔루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교보문고 등과 상담 진행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들 개별 솔루션들을 통합해 e북과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화가 e북 솔루션 업계에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2 등을 국내에 유통시켜 유명해진 한빛소프트는 최근 이지솔루션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e북 토털 솔루션 공급을 선언했다.

한빛소프트는 매킨토시로 제작된 저작물을 PDF로 변환해 주는 솔루션 ‘PDF 인베이더’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저작물의 90% 이상은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쿼크 익스프레스(Quark Xpress)로 제작된 것.

한빛소프트의 PDF 인베이더는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바로 저작물을 PDF로 변환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저작물을 PDF로 변환하는 솔루션은 한빛소프트의 PDF 인베이더가 최초.

한글과컴퓨터측이 지난 해 말 ‘이지게이트’란 솔루션을 선보였지만 이것은 매킨토시에서 만들어진 저작물을 일단 IBM PC로 옮겨와야만 변환할 수 있는 단점을 갖고 있다. 매킨토시에서 PC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책의 원형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빛측은 이같은 점을 내세워 PDF 인베이더로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이지솔루션은 e북과 관련, 빌링 기능까지 갖춘 쇼핑몰 구축 솔루션 ‘이지 퍼블리셔’를 개발, 보유하고 있다.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e북 콘텐츠를 확보한 출판사, 작가, 개인 등 누구나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e북 온라인 서점을 구축해 운영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어도비시스템스사의 DRM 솔루션 ‘어도비 콘텐츠 서버’가 가세했다. 디지털 저작권을 관리할 수 있는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콘텐츠를 구매, 열람, 대여할 수 있고 또 선물까지 할 수 있다.

이들 한빛소프트, 이지솔루션, 어도비시스템스 3사가 보유한 각각의 솔루션들을 한데 묶어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한빛소프트 솔루션사업부 김성겸 부장은 “현재 방송통신대와 북토피아에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영진출판사, 교보문고 등 국내 7개 대형 출판사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어도비시스템스사도 e북 토털 솔루션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북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어도비사는 자체 솔루션들을 아울러 서비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e북과 관련한 대표적인 어도비 솔루션은 지난 달 출시된 ‘아크로벳5.0’이다.

이 제품은 원본 형식을 그대로 보존한 채 PDF 파일 형식으로 변환할 수 있으며 이를 온라인상에서 공유하고 배포할 수 있다. 아크로벳5.0은 이전 버전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한글 지원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다.

어도비의 또 다른 솔루션 ‘PDF 머천트’는 독자들이 PC나 PDA등 e북을 내려받고 싶어하는 장비를 정해 이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면 암호키를 부여해 다른 장비에서 내려받는 것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콘텐츠의 불법 유통을 막아 e북 서비스 업체의 수익감소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제품이다.

이밖에 저작권을 보호하는 어도비 콘텐츠 서버, 메모·형광펜·전문 검색 등의 기능을 갖춘 ‘e북 리더’ 등도 어도비의 대표적인 e북 관련 솔루션들이다.

한국어도비측은 이들 솔루션들을 통합,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동원증권, 조인스닷컴, 한국전력 정보시스템처, 한국통신 정보통신도서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에 이들 솔루션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이처럼 e북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고 또한 솔루션 통합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국내 e북 시장은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전문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유통망 또한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아직 XML과 PDF를 호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와 있지 않아 e북 시장을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기대만큼 e북 시장이 커지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경수 기자(korstan@joongang.co.kr)

자료제공 : i-Weekly(http://www.i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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