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백년 가는 회사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란지교(芝蘭之交).'' 꽃과 난초의 사귐이라는 의미. 유안진의 수필로 유명해진 단어다. 닷컴과 테크, 컴 같은 딱딱한 외래어들이 난무하는 요즘, 벤처기업 이름치고는 고상하다.

“1백년을 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한꺼번에 크게 성장하기보다는 한 걸음, 한 걸음 나가고 싶은 거죠. 회사 이름이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는 느낌을 주지 않습니까? “

지란지교 소프트 오치영 사장(33)의 사명에 대한 예찬론이다. 하지만 그도 미국 현지법인 진출 때는 회사 이름 때문에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세계 시장에서 통하기 힘든 어려운 발음 때문이다. 한 때 회사 이름을 고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대로 가기로 했다. 지금까지 쌓아온 좋은 이미지 때문이다. 대신 미국시장에서는 사이버씽(cyberXing)이라는 브랜드로 런칭을 한 상태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이다. PC통신 세대라면 쉽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윈도용 PC통신 에뮬레이터 ‘잠들지 않는 시간’이 바로 이 회사의 첫 작품이다. 도스 버전의 ‘이야기’에 이어 윈도용 프로그램으로는 꽤 각광 받았던 프로그램이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마찬가지로 이 회사도 소프트웨어 판매로는 거의 돈을 벌지 못했다. 대신 다른 곳에서 기회가 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로부터 전자결제와 MIS(경영정보시스템) 분야에서 1억7천만원짜리 프로젝트를 따낸 것. 갓 법인을 설립한 풋내기 회사였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은 대가였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실험실 벤처로 창업했다. 충남대 재학시절, 오사장은 ‘삼성소프트멤버십’ 1기로 선발됐다. 삼성전자에서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컴퓨터와 연구실을 제공해주고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컴퓨터 가격도 꽤비싼 시절이었는데 컴퓨터와 연구실을 제공해주고, 용돈도 조금 주더군요. 제게는 정말 좋은 기회였습니다.”

연구실을 나온 후 동료 넷이서 5백만원씩 투자해 2천만원으로 회사를 차렸다. 지금도 본사는 대전에 위치해 있다. 99년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에 지사를 차렸다. 지난 해 4월에는 미국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첫 작품이었던 ‘잠들지 않는 시간’은 올해를 끝으로 더 이상 버전업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각 PC통신사에서 전용 에뮬레이터를 사용하고 있고, 인터넷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회사개요
상호 지란지교소프트 (http://www.jiran.com)
대표 오치영(33)
설립 1996년 3월
주요사업 정보보호, 전자상거래, 인터넷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주소 본사-대전시 유성구 장동 23-14 대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7층
서울지사-서울시 강남구 대치3동 995-16번지 유화빌딩 8층
전화 본사-(042)864-4848
(02)6283-2580
종업원수 54명
대표이사 약력 충남대학교 전산학과 졸업. 대전광역시 신지식인 선정. 2000년 벤처기업 대상 수상. 한국정보처리학회 이사. UF 부회장
자본금 22억2천6백만원
매출액 2000년 22억, 2001년 80억(예상)

대신 인트라넷 솔루션과 정보보호, 전자상거래 분야를 축으로 응용 소프트웨어를 계속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인트라웨어인 ‘인트라쿨’.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메신저 등을 포함한 인트라넷 구축 솔루션이다. 지난 해 전체 매출액의 66%를 차지했다.

개인정보 보호 분야에서는 ‘파일 세이프’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파일이나 폴더를 암호화하여 마치 금고처럼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든 소프트웨어다. 그밖에 전자서명 기술을 이용한 메일 보안 솔루션이 있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ASP형 전자상거래 토털 솔루션 ‘점포닷컴’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가입비 20만원에 월 3만3천원만 내면, 지불, 결제 시스템까지 완벽하게 갖춘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할 수 있게 만든 솔루션이다. 현재 소호들을 중심으로 3백여 회원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 해 22억원의 매출에 4억원 가량의 순수익을 올렸다. 올해는 작년보다 4배 가량 성장한 8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제품 개발에 비해 홍보나 마케팅이 조금 취약했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오는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좀 펼쳐보일 생각입니다. 매출 목표를 높게 잡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오사장은 “2003년까지 국내 최고, 2005년까지 세계 10위권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학 기자 (zeffy@joongang.co.kr)
자료제공 : i-Weekly(http://www.iweekly.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