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가린 우주비행 일기 경매는 불법"

중앙일보

입력

최근 미국 뉴욕의 크리스티 경매소에서 진행된 인류 최초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일기 경매는 `불법''이라고 러시아 국립 문서보관소가 10일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코즐로프 문서보관소 소장은 이날 모스크바 에코 라디오방송에서 "17만1천달러에 경매된 가가린의 일기는 친필서명이 있지만 원본이 아닌 복사본임이분명하며 누군가 러시아에서 훔쳐내 해외로 불법유출시킨 도난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알기에는 가가린의 일기는 복사본이 여러 권 있고 모두 러시아 국가문서로 분류돼 보관돼 있어야 한다"면서 "따라서 크리스티 경매소에 팔린 것은 도난품이거나 불법적으로 제작된 복사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0년 전 일기가 작성된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고 당시 일기에 관여했던사람들이 대부분 세상을 떠나 과연 일기가 어디에서 어떻게 유출됐는지 정확히 알수 없다"고 코즐로프 소장은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 일간 세보드냐가 이번에 경매된 일기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63년 러시아로부터 니키타 흐루시초프 서기장으로부터 선물받은 복사본이라는 보도에 대해, "증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전날 가가린의 아내 발렌티나는 경매에 나온 것은 3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복사본 중 하나일 것이라면서 원본은 모스크바에 보관돼 있어 결코 경매에 부쳐질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티는 9일 경매에서, 문제의 일기가 지난 61년 4월12일 스푸트니크 보스토크호를 타고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을 한 가가린이 타자기로 작성한 보고서로 108분간의 우주비행 중에 지구를 내려다보고 느낀 감회와 신체 반응 등을 적고있다고 소개했다. (모스크바 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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