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속인 다단계 업체 적발…한인도 수천명 피해자 속출

미주중앙

입력

미국과 해외에서 투자자 100만 명을 모았던 다단계 온라인업체가 적발됐다. 특히 투자자 가운데는 뉴욕·뉴저지주 한인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7일 ‘지크리워즈닷컴(Zeekrewards.com)’ 운영업체인 렉스벤처그룹과 이 회사 설립자 겸 대표인 폴 벅스를 폰지·피라미드 사기 혐의로 고발하는 동시에 2억2500만 달러에 달하는 회사 자산을 긴급 동결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연방지법에 제기된 소장에 따르면 2011년 1월에 설립된 지크리워즈는 가입비를 내고 자사의 온라인 경매를 다른 웹사이트를 통해 홍보하면 수익금을 배당해 준다고 홍보하며 6억 달러를 끌어모았다.

SEC는 소장을 통해 “이 회사는 매일 발생하는 순수익의 최고 50%까지 현금으로 돌려 준다고 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에게 수익금 명목으로 돈을 돌려 줬으나 이는 수익금이 아닌 새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돈이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식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사기와 일맥상통하다는 것.

SEC는 이 업체가 지난달 1억6200만 달러를 유치해 이 중 1억6000만 달러를 투자자들에게 배분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업체 측은 3억7500만 달러를 투자자들에게 배당했으며, 나머지는 미국과 해외 금융기관에 예치해 둔 상태였다. SEC는 또 “폴 벅스는 개인적으로 투자금 수백 만 달러를 빼돌렸고, 적어도 100만 달러를 가족들에게 배당했다”고 지적했다.

벅스는 4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고, 회사 운영권과 자산을 넘기기로 SEC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앞으로 법원이 임명한 관리인이 남은 자산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할 계획이다. 이 관리인은 20일 회사에 대한 첫 조사를 시작했고, 수일내로 www.zeekrewardsreceiver.com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이 업체에 대한 소송 내용과 피해 보상 방법 등을 공고할 예정이다.

지크리워즈 가입자들에 따르면 뉴욕·뉴저지 한인 회원이 2000~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인사회에 이 업체가 알려진 건 지난해 여름. 중국커뮤니티와 조선족 등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뒤 얼마 되지 않아 회원 수가 급속히 늘기 시작했다. 지크리워즈에 가입한 한인들 사이에 100달러 정도의 소액을 투자하고 이 업체가 진행하는 경매의 온라인 광고를 하루에 1개 이상씩만 등록하면 수천 달러 이상의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또 자신의 계좌 아래로 새로운 회원을 등록시킬 경우 이 회원이 올린 수익의 일정 부분을 돌려받을 수 있어, 많은 한인들이 가입자 유치에 공을 들인 점도 급격한 확산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사무실을 개설한 후 광고 등을 통해 사람들을 모아 사업 설명회를 열었고, 포털사이트에 카페를 만들어 수백 명의 정보를 공유했다. 한 회원의 경우 지난 2월 이후 30여 명이 자발적으로 가입했다고 20일 밝혔다.

투자금은 적게는 100달러에서 많게는 수만 달러까지 다양하다. 뉴저지주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 7월 자신의 돈 7000달러와 지인 3명의 투자금 3만5000달러 등 4만2000달러를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번도 배당을 신청한 적이 없는데 현재는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러싱의 한 한인도 “지난해 11월 1만 달러를 겨우 투자했는데, 아직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억울해 했다.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가입자 유치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 다른 회원은 “지난 6월에 지인이 100달러만 내고 매일 광고만 등록하면 6개월 안에 1만 달러를 벌 수 있다고 해 가입했지만 한 달 후에 추가로 돈을 더 내야 한다고 말을 바꿔 다소 의심스러웠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타민족 피해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이종행·서한서 기자 kyjh69@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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