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할인판매 논란, 일파만파로 확산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서점들의 출혈경쟁을 야기하고 있는 책값 할인 논란에 오프라인 서점들이 가세하면서 이 문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잠식당해 온 오프라인 서점들이 인터넷 서점들과 출판사들, 도서유통 업체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하는 등 출판계 전체가 할인판매 논란에 휘말려 들어가고 있는 것.

한국서점조합연합회(회장 이창연)는 8일부터 사실상 도서가 50% 할인판매에 돌입한 와우북 등 '비정상적으로' 도서를 할인판매하고 있는 인터넷 서점들을 모두 덤핑판매 혐의 등으로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다고 9일 밝혔다.

연합회는 또 이들 인터넷 서점에 도서를 공급한 출판사들과 도서유통업체들도같은 혐의로 공정거래위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오프라인 서점들은 그동안 시장 안정을 위해 인터넷 서점들의 할인판매에 공식 대응을 자제해 왔다"며 "그러나 인터넷 서점들의 할인행위가 도를 넘어섬에 따라 이제는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서점들의 할인판매 행위는 법적 용어로는 부당한 방법으로 경쟁상대를 제압하는 '약탈경쟁행위'에 해당된다"면서 "10일중 공정거래위 유통거래과에제소하겠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인터넷 서점의 도서 할인판매 문제가 오프라인 서점의 핵심 사안임을감안, 연합회 차원 외에 산하 35개 조합 및 중요 서점별로도 공정거래위에 별도로제소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정부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시행령(제29조)에 명시돼 있는 도서정가제의 시행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정소송을 포함한 법적 대응을검토하기로 했다.

연합회는 일단 이같은 강력 대응 방안의 1단계로 한국출판인회의와 대한출판문화협회에 9일 공문을 발송, 오프라인 서점에 대한 도서할인 공급률을 인터넷 서점과동등하게 적용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국출판인회의 소속 출판사들과 인터넷 서점들은 지난해 말부터 도서 할인율폭 등을 놓고 협상을 벌여 지난달 12일부터 신간도서 할인폭을 '10% 할인, 5% 마일리지'로 하기로 했으나 이같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서점들은 현재 대부분 30%이상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들의 이번 이의제기로 출판계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도서 유통 관련 각종 문제점이 한꺼번에 불거져 나올 것으로 보여 출판계가 한동안 내홍을 겪을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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