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사장 줄줄이 '낙하산'

중앙일보

입력

최근 공기업 경영진에 정치인 및 군.경찰 출신 인사가 잇따라 임명돼 정부가 표방하는 공기업 개혁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는 9일 대한주택공사 사장에 권해옥 자민련 부총재를,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에 고석구 현 수자원공사 부사장을 임명했다.

또 10일자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에 방용석 21세기 국정자문위원회 운영위원(민주당)을 임명하기로 했다. 전문성과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여당 인사 두명이 공기업 사장에 임명된 것이다.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4일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에 이석현 전 민주당 의원을 임명한 것을 비롯, 한국석유공사 사장.대한석탄공사 사장.한국감정원 원장.한국공항공단 이사장 등을 정치인 및 군인.경찰 간부 출신 인사로 바꿨다. 올들어 공기업 경영진이 바뀐 곳 중 절반 가량인 7곳이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채워진 셈이다.

주택공사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인 오시덕 전 사장을 해임하고 정치인 출신 인사를 내려보낸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 라고 말했다. 정부투자기관노조연맹은 "정부가 말로는 투명하고 책임있는 경영을 하기 위해 공기업 개혁을 한다면서 한편으론 낙하산 인사를 자행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위" 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3월 6명의 공기업 사장을 경영부진 등의 이유로 해임하면서 철저한 경영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전문성과 경영능력 등을 검증받은 인사 가운데 공기업 사장을 선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진용 기자 chaj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