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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41% 역대 최저 새누리 경선 흥행 참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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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가 19일 전국 251개 투표소에서 열렸다.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각 지역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호순으로 임태희·박근혜·김태호·안상수·김문수 후보. [김형수 기자·연합뉴스]

새누리당이 ‘드라마 없는’ 조용한 대선 후보 경선을 마치고 20일 대통령 후보를 확정한다. 박근혜 후보가 이변 없이 압승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중앙일보가 8월 15~17일 전국 2000명을 대상으로 여권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박 후보는 당 경선 주자들 가운데 69.7%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11.9%)의 6배가량이다. 조사 대상 가운데 새누리당 지지층(815명)만 따로 살펴봤을 때 박 후보의 지지율은 91.5%로 치솟았다. 김문수(4.0%), 김태호(1.2%), 안상수(0.8%), 임태희(0.4%) 등 나머지 후보의 지지율은 모두 합쳐도 6.4%에 불과했다. 그만큼 박 후보 대세론에 따른 막판 ‘표 쏠림 현상’이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면 사상 첫 여당에서 여성 대통령 후보를 배출하는 셈이다.

 물론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율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투표권이 있는 국민참여선거인단(20만449명·대의원 20%, 당원 30%, 일반 국민 30% 비율)과 이번 여론조사 모집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후보가 ‘절대 강세’라는 것만은 당 내외의 전망이 일치하고 있다.

 결과가 뻔한 선거이다 보니 19일 오후 6시까지 전국 251개 시·군·구 투표소에서 치러진 대선 경선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인 41.2%에 그쳤다. “전국의 당협 위원장들이 일일이 전화로 독려한 결과 그나마 40%는 넘겼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41% 투표율은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접전을 벌였던 2007년 경선(70.8%)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이번 경선과 비슷하게 이회창(당시 한나라당 총재) 후보의 대세론 속에 치러진 2002년 경선 투표율인 53.3%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낮다.

 지역별 투표율은 박 후보의 지지 기반인 경북(66.7%), 대구(55.1%)에서 가장 높았고, 광주(19.4%)와 전남(24.1%)이 가장 낮았다. 서울(40.5%), 인천(35.8%), 경기(35.1%) 등 수도권은 평균을 밑돌았다.

 개표 결과는 20일 오전 10시부터 전당대회장인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오후 3시30분쯤 발표된다. 이와 별도로 19일 여론조사기관 네 곳이 일반 국민 6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20% 반영)와 합산돼 최다 득표자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새누리당 경선의 흥행 실패는 이미 예고된 것이라는 게 비박근혜계 진영의 주장이다. 김문수 후보의 한 측근은 “정몽준·이재오 의원이 요구한 완전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서 흥행은 사실상 끝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박 진영이 경선룰 변경을 요구할 당시 박 후보는 “경기 룰을 보고 선수가 거기에 맞춰 경기하는 것”이라고 일축했고, 이·정 의원 등은 경선에 불참했다. 경선이 런던 여름 올림픽 기간(7월 27~8월 12일) 중 치러졌던 것도 흥행에 악재로 꼽힌다. 비박 후보들은 경선 시기도 올림픽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박 후보가 거부했었다.

 다만 박 후보 캠프는 “본선 경쟁력에 흠집을 낼 수 있는 네거티브 공세를 최소화한 것은 다행”이라며 “불필요한 출혈을 줄이고 야당보다 앞당겨 대선 스케줄을 마련해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황우여 대표는 19일 기자회견에서 “경선 직후에 대선기획단을 꾸려 늦어도 추석(9월 30일) 전후로는 본선 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네거티브를 막는 동시에 정책 중심의 대선을 치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후보는 이날 오전 영등포구청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 이번에 (후보가) 되면 새롭게 출발하는 여러 가지 생각을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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