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고를 땐 어른 욕심 버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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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되는 어린이책의 양이 부쩍 늘면서 좋은 책만을 골라 자녀에게 권하는 부모의 노력이 더욱 필요해졌다.

다행히도 그림책부터 옛이야기, 동화에 이르기까지 부모가 책을 고르는 방법을 조언해 주는 좋은 입문서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

어린이가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책은 그림책이다. 『어린이와 그림책』(마쓰이 다다시 지음, 샘터사) 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출판된 그림책 안내서로, 그림책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고전과도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자녀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책을 읽어 주었다고 한다.

그는 체험을 통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더 좋은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 후로 나온 책들 중엔 『어린이 그림책의 세계』(이상금 지음, 한림출판사) 와 『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이상금 지음, 사계절) 이 그림책 중에서 손꼽히는 명작들을 꼼꼼히 소개하고 있어 도움이 된다.

『쿠슐라와 그림책 이야기』(도로시 버틀러 지음, 보림) 는 매우 특별한 책이다. 선천적으로 발달장애인 쿠슐라에게 책을 좋아하던 부모는 책 읽어주는 것밖에 해줄 수 없었다.

부모의 지극한 사랑 속에 책을 통해 세상과 만나게 된 쿠슐라가 결국 만 3년 6개월에 정상아보다 높은 지능을 갖게 되고, 그 후 책을 사랑하며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게 됐다는 감동적인 실화다. 이 책 속에는 쿠슐라에게 읽어준 그림책들이 쿠슐라의 반응과 함께 감동적으로 서술되고 있다.

최근에 그림책에 대해 보다 진지한 안목을 갖게 해주는 평론집 『그림책』 (최윤정 지음, 비룡소) 이 출판됐다. 이 책에서는 어른도 그림책을 읽음으로써 아름다운 그림들과 만나고 그 속에서 상상의 기쁨과 자유를 함께 느껴보기를 권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외국의 그림책에 대한 심도있는 평가와 분석으로 여러 번 본 그림책도 다시 펼치게 한다.

아이들 책읽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옛이야기다. 『옛이야기 들려주기』(서정오 지음, 보리) 를 보면 옛이야기는 글로 읽는 것보다는 생생한 이야기말로 들려줘야 그 맛이 살아난다고 한다. 구수한 이야기 맛을 살린 옛이야기 여러 편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 이 책을 읽으면 저절로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진다. 외국의 옛이야기에 대한 책으로는 『옛이야기의 매력 1, 2』(브루노 베텔하임 지음, 김옥순.주옥 옮김, 시공주니어) 가 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책읽기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그림책에서 동화로 옮겨간다. 동화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은 『동화, 이렇게 보세요』 (어린이도서연구회 엮음, 웅진출판) 는 동화를 장르와 작가별.시대별로 구분해서 살펴놓았다.

좀더 깊이 있게 동화에 대해 알고 싶다면 우리나라 동화와 동화작가에 대해 상세한 내용이 실린 『우리동화 바로 읽기』(이재복 지음, 한길사) 와 외국의 어린이 책과 작가에 대해 방대한 자료를 담고 있는 『어린이 책의 역사』 (존 로 타운젠드 지음, 강무홍 옮김, 시공주니어) 를 함께 읽어보면 좋다.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최윤정 지음, 문학과지성사) ,『슬픈 거인』 (최윤정 지음, 문학과 지성사) 은 어린이책에 관한 전반적인 비평서다. 비평의 시각이 무척 신선하고도 어렵지 않아 어린이책을 읽어본 부모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다양한 그림책과 동화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으로 좋은 책에 대한 안목을 갖도록 해준다.

마지막으로 독서지도에 대한 책으로는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하려면』 (곽정란 지음, 차림) 과 『독서를 좋아하는 아이로 기르기 위한 50가지 방법』 (캐시 제일러 지음, 문원) 을 꼽을 수 있다. 독서지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어 쉽게 공감하고 읽을 수 있다.

내용이 긴 책 읽어주기, 그림 그리기 공책 만들기, 흥미 스크랩북 만들기 등 저자의 구체적인 경험을 살려 책을 좋아하게 하는 방법을 알차게 소개하고 있다.

강백향 '책 읽어 주는 선생님(http://mymei.pe.kr)' 운영자.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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