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부활예고한 `탱크' 박정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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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탱크' 박정태(32)가 오랜만에 팀의 간판역할을 해내며 부활을 예고했다.

최근 1할대의 빈타에 허덕이며 팀이 하위권으로 밀려나는데 원인제공을 했던 박정태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2루수에 7번타자로 출장해 5타수2안타, 2득점으로 공격에서 제 몫을 해냈고 수비에서도 3회와 4회 멋진 더블플레이를 성공시키며 LG전 6연패의 사슬을 끊는 데 기여했다.

그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평범한 활약상이었지만 2군에 보내고도 남을 참담한 성적임에도 불구, "팀이 살려면 고참인 그가 해 줘야한다"며 신뢰를 보낸 김명성감독의 기대에 모처럼 부응했다는 점에서 이날 활약은 의미가 있다.

지난해 타율 0.284, 6홈런, 53타점에 그치며 이름값을 못했던 박정태는 남다른 각오로 올시즌을 맞았다.

지난해 부진에도 불구, 오히려 500만원 인상된 연봉 1억5천만원으로 간판대접을 해 준 구단의 기대치도 그러려니와 주장직을 강상수에게 넘기며 운동에만 전념하게된 터이기에 올해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특히 박정태는 동계훈련에서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지만 시범경기를 앞두고 뜻하지 않게 장딴지를 다치면서 페이스가 흐트러진게 화근이 돼 개막이후 1일까지 61타수 8안타 타율 0.131, 7타점의 빈공에 허덕였다.

부상부위의 통증이 사라지고도 타격폼을 찾지 못하는 동안 타순도 7,8번으로 밀려났고 2루 수비에서도 박현승, 조성환 등에게 자리를 내줄 때가 잦아지면서 바닥을 친 팀성적에 대한 자책감은 한동안 박정태를 괴롭혔었다.

하지만 이날 그가 공수에서 보인 파이팅은 긴 가뭄같은 힘겨운 초반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팀에게 단비와 같았음에 틀림없다.

박정태는 "그간 부진함에도 팬들이 질책보다는 사랑으로 지켜봐준 까닭에 슬럼프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듯 하다"며 "팀이 파이팅을 회복할 수 있도록 고참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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