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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저격수 42세 라이언, 롬니 러닝메이트로 낙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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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내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왼쪽)가 11일 버지니아주 노퍽의 퇴역전함 ‘USS 위스콘신’ 앞에서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폴 라이언 하원의원을 소개하고 있다.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이 2008년에 이어 출마한다. [노퍽 로이터=뉴시스]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내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11일(현지시간) 부통령 후보로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을 지명했다. 버지니아주 유세 중 제2차 세계대전 때 활약했던 퇴역 전함 ‘USS 위스콘신’ 앞에서다. 라이언 후보가 태어난 곳이 바로 위스콘신주다. 라이언은 수락 연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많은 약속을 했지만 미국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며 “오바마가 문제이고 롬니야말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라이언은 롬니와 보완 관계다. 롬니가 65세로 비교적 고령이지만 라이언은 42세에 불과하다. 롬니는 “이 친구는 내 아들이 아니다”라고 농담을 하며 부자(父子)간과 같은 나이 차를 강점으로 활용한다. 라이언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뒤 맥도날드 가게에서 일하면서 사회보장연금으로 생계를 유지한 ‘서민 출신’이다. 사업가 출신의 억만장자인 롬니와 극과 극이다. 하지만 성향은 지극히 보수적이어서 정통 보수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다. ‘공화당 DNA’를 의심받을 만큼 중도 성향이 강한 롬니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보수층과 말없는 기득권층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보수파 지지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는 롬니에게는 때맞춰 나타난 구원 투수인 셈이다.

민주당 대선 파트너인 오바마(오른쪽)와 바이든.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한 위스콘신주 출신이라는 점에서 롬니의 득표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라이언은 경합주인 오하이오나 펜실베이니아 등지의 천주교 성향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데도 유리하다. 그는 부인 제나와 사이에 2남1녀를 둔 천주교 신자다.

 라이언은 위스콘신주 제인스빌에서 태어나 오하이오주 마이애미 대학교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젊은 시절부터 의원 보좌관 등을 거쳐 공화당 내에서 정치 수업을 받다 1998년 연방 하원의원 위스콘신주 제1번 선거구에서 28세의 젊은 나이에 당선됐다. 이후 과반 이상의 득표율로 계속 당선돼 현재 7선 ‘고참’ 의원이다. 지난해부터는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때부터 그는 반(反)오바마 전선의 선봉에서 활약하며 공화당의 ‘떠오르는 별’ ‘미래의 대통령’으로 부상했다. 롬니는 이날 라이언을 ‘차기 미국의 대통령 후보’라고 소개하는 실수를 했다. 하지만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번 대선에서 롬니-라이언 진영이 승리한다면 라이언은 4년 또는 8년 후 대통령 자리를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순수 국내파로서 외교 경험이 일천한 의원이었으나 이날 부통령 후보 지명과 함께 24시간도 안 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이 됐다.

 공화당 정·부 대통령 후보는 27일부터 30일까지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정식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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