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대세 상승기로 돌아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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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30일 강하게 반등하면서 증시가 추세적 상승세로 돌아선게 아닌가 하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국내 경기의 호전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낙관론은 시기상조라는 반박론이 적지 않다.

더욱이 국내시장은 환율.금리 상승과 함께 MMF(머니마켓펀드)로부터 자금이 이탈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쳐 있는 상황이다.

▲강하게 반등한 주식시장 = 한국증시가 의외로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는 2.0%에 이르렀다는 호재에 따라 이번주초의 반등을 점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는 많이 오르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들은 선물과 현물시장에서 동시에 순매수를 하고 있으며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매도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시장 역시 오후 1시 현재 78선을 넘어섰다. 지수 78선을 넘은 것은 지난달 8일 이후 처음이다.

황성윤 증권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미국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기 둔화가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밝혔으며 아르헨티나 금융위기도 해결조짐을 보이고 있는 등 주식시장에서는 긍정적 분위기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세상승은 아직 시기상조 = 그러나 미국과 한국의 증시가 대세 상승기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와야 한다.

경기호전 여부는 미국에서 다음달 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4월중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 지수, 4일의 4월 고용.노동지표, 11일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 14일의 4월 산업생산활동동향 등을 통해 확인할 수있다.

이들 경기지표가 좋게 나오면 미국 나스닥지수는 저항선인 2,200, 종합주가지수는 매물벽인 580∼600을 넘어 추세적 상승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현재는 미국에서 정보기술(IT) 분야의 투자가 회복되고 있다는 시그널은 없다. 단지 금리인하로 인해 자동차를 비롯한 내구재 소비가 국내총생산(GDP)를 올려놨을 뿐이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세 상승기에 한발자국 접근했다고 볼 수있으나 추세적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이달중에 나오는 경기지표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도 '투자와 생산의 증가가 확인되기까지 종합주가지수는 550∼620선내의 박스권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상승기로 돌아선다고 하더라도 상승의 힘은 약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김석중 교보증권 이사는 '나스닥지수는 지난 4월초 저점후에 33%나 올라갔는데 이는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IT분야의 과잉설비 등을 해소해야 하는 만큼 주가가 빠르게 올라갈 것같지는 않다'고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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