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용역업체 저임금 불만

중앙일보

입력

인천공항을 유지하는 각종 업종에 종사하는 아웃소싱 업체의 급여가 낮아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내 경비와 청소, 소방, 안내 등 이른바 `비핵심'으로 분류되는 30개 업종의 업무는 36개 외부업체에 용역 의뢰돼있다.

아웃소싱 업체의 직원 수는 모두 2천800여명에 달하며, 업종에 따라 직원들의학 력이나 경력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여객터미널내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은 월 60만∼75만원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이 남성인 경비직 직원들의 월 급여도 95만원 수준이다.

응급처치사1급 자격증 등 각종 자격증을 보유한 공항소방대 직원들도 월 90만원에서 115만원 정도를 받고 있으며, 영어와 중국어, 일어 등 외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전문직인 안내요원들의 연봉도 1천300만원 정도에 불과한 실정.

이들 아웃소싱 업체 직원의 상당수는 정부가 올해 최저생계비로 확정한 95만6천원(4인가족 기준)에도 못미치는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들 직원의 임금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교통비와 식비가 대부분 포함돼있다.

이처럼 저임금이 대부분인 것은 공항공사가 조직을 슬림화하는 동시에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공항운영 주변 업종에 대해 아웃소싱 방식을 채택하면서 경쟁입찰을 실시한데서 비롯됐다.

저임금에도 불구하고 아웃소싱 업체 직원의 노동강도는 높을 뿐만 아니라 쉴 수있는 공간도 거의 마련돼 있지 않아 직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경비업체 직원들은 3일에 한번꼴로 밤샘근무를 하고 있으며, 안내직원들은 각데스크에 서서 끊임없이 밀려드는 국내.외 여객들을 상대하고 있다.

때문에 공항공사 홈페이지에는 `임금의 현실화'나 `쉼 터'의 보장을 요구하는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 직종에 대해 높은 업무효율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며, 적지않은 직원들이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40대 청소직 여자직원은 "월급을 너무 적어 두끼 도시락을 준비해서 출근하고 있다"며 "도시락 먹을 장소도 마땅치 않아 공간이 넓은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아웃소싱 업체들의 저임금 체제로는 선진공항 수준의 업무효율을 발휘할 수 없다고 판단, 교통비를 보조해주거나 노동강도를 줄여주는 등 다각적인 사기진작책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고웅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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