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지는 한 · 중 통상마찰 어떻게 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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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분쟁을 계기로 중국과의 통상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이 중국에 주로 공산품을 내다파는데 비해 중국은 한국에 농산물 수출 비중이 높아(지난해 2위), 경제외적 논리로 농산물 수입을 막을 경우 제2의 마늘사태가 재발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일본에 이어 한국의 3대 교역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13억 인구와 빠른 경제성장으로 큰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라서 무역마찰을 피하기 위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은 지난해 중국과의 교역에서 1백84억5천만달러를 수출하고, 1백28억달러를 수입해 56억5천만달러의 무역흑자를 올렸다(중국은 홍콩 을 경유한 수입까지 포함해 대한 무역적자가 1백19억2천만달러라고 주장). 한국은 1992년 외교관계를 맺은 뒤 중국과의 교역에서 매년 수십억달러의 흑자를 내왔다. 한국이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에 시달리듯 중국은 한국과의 무역적자에 불만을 가질 수 있는 구조다.

LG경제연구원 아시아팀 지만수 박사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전까지는 마늘의 경우처럼 무리한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있다" 며 "한국이 무역흑자를 내는 만큼 중국이 시비를 걸면 어려운 입장에 처할 것" 이라고 말했다.

池박사는 해결책으로 "양국이 교역을 통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협력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며 "외환위기 이후 주춤해진 중국 현지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고 제시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현지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한국에서 수입해 제3국으로 완제품을 수출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해외경제실 유진석 박사는 "한.중간 교역구조는 공산품과 1차 산품을 주고받는 구조에서 제조업 내 보완관계로 바뀌는 추세" 라며 "이같은 무역구조를 확대 발전시켜 양국간 산업의 공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유박사는 한국의 대 중국 2위 수출품이자 중국의 대한 1위 수출품인 전자부품처럼 같은 품목이라도 양국이 경쟁력있는 제품을 서로 공급하는 체제로 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통상교섭 능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욱 박사는 "통상교섭본부가 각 부처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 며 "미국의 무역대표부(USTR)처럼 대통령 직속기구로 두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newsty@joongang.co.kr>

*** 중국에 무역투자사절단

산업자원부는 장재식 산자부장관을 단장으로 정부 관계자와 40여 업체 대표로 구성한 '한.중 무역투자 사절단' 이 24~28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23일 밝혔다.

張장관은 주룽지(朱鎔基)중국 총리를 예방하고 스광성(石廣生)대외무역경제합작부장.리룽룽(李榮融)국가경제무역위원회 주임.쩡페이옌(曾培炎)국가발전계획위원회 주임 등의 경제 각료와 양국간 무역.투자 협력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특히 '한.중투자협력위원회' 설치를 위한 협정을 맺고 ▶양국간 무역확대 균형발전 방안▶중국 서부 대개발사업 참여▶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전화 협력 등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산자부는 설명했다. 손길승 SK그룹 회장 등 업계 대표들은 25일 베이징(北京), 27일 상하이(上海)에서 한.중무역상담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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