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각 팀 전력 분석 - 현대 (上)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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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유니콘스는 과연 해태 타이거스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오르지 못했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 정명원의 은퇴와 조규제의 트레이드는 접어 두고라도 국내 최고의 선발투수였던 정민태의 일본 진출과 초대 홀드왕 조웅천의 트레이드로 인한 마운드 핵심의 공백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여기에 작년 막강 화력을 보여주었던 주전 타자들의 성적 또한 올 해 역시 지속될 것이라는 섣부른 예상을 하기 힘들 정도로 만족스럽지 않다.

이런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우승 후보로서의 전력은 타팀에 비해 손색이 없다.

정민태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유니콘스의 올 시즌 선발진은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아직까지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작년 다승 부분과 탈삼진 부분 2관왕에 올랐던 제 1 선발 임선동이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좋지 못하다. 무브먼트가 뛰어난 즉 볼끝이 살아 있던 작년과는 다르다. 여기에 제구력도 함께 약해져 볼 로케이션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물론 컨디션만 제대로 회복된다면 10승 고지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민태, 임선동과 함께 지난 시즌 다승 공동 1위였던 김수경 역시 임선동과 마찬가지로 초반에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데 이는 바뀌어진 투구폼에서 기인한다. 와인드 업에서 키킹으로 이어지는 그 부분이 매끄럽지 못한데 이는 조만간 극복되리라 예상된다. 따라서 투구폼에 익숙해진다면 빠른 시간 내에 임선동과 함께 유니콘스 마운드 양축으로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1993년과 1994년 메이저 리그 샌 디에고 파드레스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용병 케리 테일러는 빠른 직구 위주의 투수는 아니지만 절묘한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의 허점을 파고 드는 기교파 투수로 봐도 무리가 없다. 게다가 커브와 너클볼 등 밑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수준급이다. 10승 고지는 시간 문제로 보인다.

신인으로 지난 시즌 맹활약을 해주었던 잠수함 투수 박장희 역시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대단히 부진하다. 각 팀에서 많은 연구를 하여 그의 구질과 구위를 완전히 파악한 듯 하다. 따라서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입단 8년 째인 전준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97년 군 입대에 따른 공백으로 제 기량을 보여 주지 못했던 그는 지난 시즌 주로 중간 계투로 29경기에 출장해 1세이브 방어율 3.54로 재기의 신호탄을 쏘았고 포크볼과 슬라이더 위력이 배가 된 올 시즌은 선발 투수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믿을 맨' 조웅천의 공백은 최근의 경기에서 유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접전을 펼칠 때 상대 팀 타선을 제대로 막아주지 못해 패배로 연결되었던 경기가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낙 최근 타팀들의 상황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단 2년 째인 좌완 마일영과 우완 신철인은 주로 중간 계투로 활약이 예상되나 상대 팀에 따라 선발로도 출격할 것이다.

여기에 좌완 김홍집, 좌완 김민범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권준헌 그리고 작년에 입단하였지만 신인과 다름이 없는 고려대 출신의 송신영 등이 원포인트 릴리프로 자기 몫을 톡톡히 해 낼 것으로 봐진다. 특히 권준헌과 송신영의 활약을 주의 깊게 지켜보는 것도 야구의 재미를 느끼는 방법 중 하나다.

지난 시즌 3구원승 (2패) 39세이브 방어율 2.09의 성적을 올려 선발에서 마무리로의 성공적인 변신을 했던 위재영이 계속 클로져를 맡게 된다.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잔부상으로 인한 공백만 아니라면 30 세이브 포인트 고지 등정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 신종학 - 프로야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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