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2편 어린이날 극장개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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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애니메이션 2편이나란히 극장에 내걸린다. 〈더 킹〉과〈프린스 앤 프린세스〉. 〈더 킹〉은 국내 애니메이션 기획사인 투니파크가 2년 동안 43억원을 들여 제작한 작품으로 성경 속 다윗 왕의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을 살려 각색했다. 디즈니애니메이션처럼 춤과 노래가 어우러져 한 편의 뮤지컬을 연상시킨다.

지난 99년 미국에서 높은 흥행을 거뒀던 애니메이션〈러그랫〉에 디렉터로 참여한 리처드 김과 이충영 감독이 함께 연출을 맡고,〈알라딘〉으로 에미상을 수상한알렉스 윌킨슨 등이 음악을 담당하는 등 스태프들의 면면이 쟁쟁하다.

다윗은 선지자 새뮤얼에게 훗날 이스라엘 왕이 될 운명임을 예언 받은 소년. 하프 연주로 사울 왕의 병을 치료해준 것을 계기로 궁궐에 입성한 다윗은 미갈 공주와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블레셋이 거대한 장수 골리앗을 앞세워 이스라엘을 침공하자 다윗은 돌멩이 등으로 골리앗을 물리쳐 용감한 장수로 인정받고, 미갈 공주와 결혼을 약속한다.

이 후 다윗은 모든 전투에서 승승장구하지만, 사울왕은 그럴수록 자신의 왕좌를다윗에게 빼앗기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급기야 그를 없애려는 음모를 꾸민다.

극 전반에 `하나님 찬양'이 울려 퍼지는 등 종교색이 짙지만 사랑과 우정, 신념등을 그린 건전한 내용과 풍부한 표정의 캐릭터를 선보여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는 국내 관객들에겐 낯선 실루엣 애니메이션. 빛이 투과되는 배경 위에 관절 부위를 움직일 수 있는 인형들을 놓고 조금씩 움직임을 달리하면서 한 프레임씩 따로 촬영한 뒤 이를 영사하는 방식으로 움직임을 표현했다. 흡사 창호지에 비친 물체의 움직임을 떠올리게 한다.

제작 방식은 `원초적'이지만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배경과 기발한 아이디어,익살스러운 대사와 상황 설정은 관객들의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고도 남는다.

연출은 프랑스 애니메이션의 거장으로 불리는 〈키리쿠와 마녀〉의 미셸 오슬로 감독이 맡았으며, 〈키리쿠와…〉에서 함께 작업했던 디디에 브뤼네와 역시 `거장'으로 꼽히는 장 프랑스와 라기오니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한 소년과 소녀가 늙은 기술자의 도움을 받아 `그림자 극장'에서 다양한 쇼를공연한다. 이들은 '공주와 다이아몬드 목걸이' '무화과 소년' '마녀의 성' '왕자와공주' 등 6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고대와 미래, 중세와 동양, 그리고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모험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극중에 별도의 `휴식시간'을 마련했다. 극 중반에 "지금부터 1분 동안 휴식 시간을 갖겠습니다"라는 자막이 뜬다. 유머가 가득한 감독의 배려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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