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폴 오닐 '17회 혈투 끝냈다'

중앙일보

입력

라미로 멘도사가 제프 프라이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을 때의 시간은 새벽 1시 6분. 끝까지 남아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응원하던 1,500여명의 관중은 아쉬움을 달래며 자리를 떠났다.

20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는 블루제이스와의 연장 17회 혈투에서 6-5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벗어났다. 5시간 57분의 소요시간은 올 시즌 최장시간이자 블루제이스의 프랜차이즈 기록.

양팀이 각각 7명의 투수를 동원한 이날 경기의 선발투수는 로저 클레멘스(양키스)
와 조이 해밀튼이었다.

먼저 기세를 올린 쪽은 양키스였다. 양키스는 1회초 공격에서 폴 오닐의 2루타와 티노 마르티네스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선취한 다음, 3회초에도 마르티네스의 땅볼 때 오닐이 득점하며 3-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3회말 '3천탈삼진 투수' 클레멘스가 무너졌다. 블루제이스는 2사 만루에서 호세 크루즈 주니어의 3루타와 브래드 풀머 · 토니 바티스타의 2루타가 연속적으로 터지며 대거 5득점했다.

클레멘스는 99년 블루제이스를 떠난 이후 처음으로 스카이돔 경기에 등판, 팬들로부터 응원까지 받았지만 6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경기는 5회초 데이빗 저스티스의 한 방으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무사 1루에서 등장한 저스티스는 해밀튼의 초구를 우월 2점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블루제이스로서는 9회말을 놓친 것이 치명적이었다. 블루제이스는 무사 만루의 결정적인 득점찬스에서 중심타선인 카를로스 델가도(삼진)
-호세 크루즈 주니어(삼진)
-브래드 풀머(2루땅볼)
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패배를 자초했다.

연장 17회초 척 노블락의 볼넷과 데릭 지터의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 2루에서 이날의 영웅 폴 오닐이 결승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오닐은 결승타 포함, 9타수 4안타 · 2타점 ·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승리투수는 연장 16회말 2사 만루에서 구원등판, 풀머를 삼진으로 잡아낸 랜디 쵸트이며, 17회말 아웃카운트 두개를 잡아낸 멘도사는 세이브를 올렸다.

이날 경기에는 재미있는 장면도 많았다. 6회초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블루제이스의 투수 페드로 보본은 감독의 교체지시가 없었음에도 마운드로 올라갔다 괜시리 해밀튼의 눈총만 받고 내려왔다. 결국 보본은 6회초 한타자를 상대하며 소원풀이(?)
를 했다.

제리 밀스 주심은 연장 15회초 3루심이 화장실 간 것을 모르고 경기를 진행시키는 실수를 저질렀다. 3루심 그렉 보닌은 투수가 공을 하나 던진 후 허겁지겁 돌아왔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부터 1승5패로 부진했던 양키스는 이날의 승리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했다.

한편 동부지구 1위 레드삭스는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내세워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를 8-3으로 제압하며 5연승을 이어나갔다. 마르티네스는 시즌 2승째를 기록했지만, 6이닝 9안타 3실점으로 투구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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