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개최국 악연의 역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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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림픽 남자 대표팀이 2012 런던올림픽에서 역대 세 번째(1948년 런던, 2004년 아테네)로 올림픽 8강 무대에 오르면서 사상 첫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8강에서 큰 산을 넘어야 한다. 한국과 맞붙은 영국은 '축구 종가'답게 전통의 강호다. 1960년 이후 52년 만에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가 영국단일팀을 이뤄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힌다. 죽음의 조라 불린 A조(세네갈·우루과이·아랍에미리트)를 조 1위(2승1무)로 통과해 팀 분위기도 상승세를 탔다.

2일 일간스포츠에 따르면 올림픽 축구 역사를 살펴보면 개최국이 우승한 가장 최근의 결과는 '23세 이하'로 참가자격이 처음 제한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은 안방에서 그들이 왜 '무적 함대'인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조별 예선을 3승 전승으로 가볍게 통과했다. 파죽지세로 오른 결승전에서 폴란드를 3-2로 눌러 전승 우승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후 올림픽에서 개최국의 축구 성적은 참담하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조별예선에서 미국은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터키와 한 조를 이뤘다. 1승1무1패로 준수한 성적을 냈으나 1승2무를 기록한 아르헨티나 포르투갈에 밀려 조 3위에 머물러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호주는 조별 예선에서 3전 전패를 기록하며 단 1점의 승점도 올리지 못했다. 이탈리아·나이지리아·온두라스와의 실력차를 홈 어드밴티지로 극복할 수 없었다. 그리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했다. 조별 예선 1차전에서 한국과 2-2로 비겼다. 이후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1무2패 성적으로 조 4위에 그치며 예선 탈락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은 조별예선 3경기 가운데 뉴질랜드전에서 단 한 골만을 넣었다. 뉴질랜드와 함께 1무2패를 기록했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3위에 올랐다. 당시 중국은 '베이징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올림픽 축구에 열을 올렸지만 세계 축구의 벽은 높았다.

영국 단일팀이 1992년 스페인처럼 개최국 이점을 살릴지 아니면 개최국 악연을 이어갈지 지켜봐야 오는 5일(한국시간) 한국과의 8강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성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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