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테일러는 현대 마운드의 기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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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의 외국인 우완투수 케리테일러(29)가 팀 마운드의 기둥으로 떠올랐다.

테일러는 17일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등판, 7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팀에 귀중한 1승을 선물하며 2승(무패)으로 다승 선두그룹에 합류했다.

테일러는 현재까지 3경기에 등판, 20이닝을 던져 1점만 내주는 짠물투구를 선보이며 방어율 0.45로 단독선두에 올랐고 탈삼진도 16개로 5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페이스를 이어가며 17일까지 팀 승리(4승)의 절반을 책임졌다.

올시즌 에이스였던 정민태가 요미우리로 이적하고 믿었던 임선동, 김수경이 초반 참담한 부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테일러는 팀의 구세주나 다름없는 활약을 하고 있는 것.

186cm, 96kg의 테일러는 직구 최고스피드가 시속 140km대 초반으로 그다지 빠르지 않지만 커브, 슬라이더, 서클 체인지업, 너클볼 등 못던지는 볼이 없을 만큼 뛰어난 변화구 구사능력이 강점.

게다가 테일러는 수준급의 컨트롤에다 맞춰잡는 경제적인 투구를 할 줄 아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으며 부지런히 한국어를 익히는 등 객지생활에 쉽게 적응하고 있다고 코칭스태프는 칭찬한다.

계약금 6만달러, 연봉 11만달러에 입단한 테일러는 지난 93년과 94년에는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었고 지난해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산하 트리플 A인 시러큐스 스카이칩스팀에서 9승8패, 방어율 3.32를 기록했던 수준급 투수.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그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보인 안정된 투구에도 불구, 직구스피드가 시속 140km를 넘지 못할때가 많아 실전에서 얼마나 활약할 지 의심했었다.

하지만 테일러는 시즌 들어 더욱 알찬 투구내용으로 단 3경기만에 이 걱정이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김시진 투수코치는 "테일러가 부상만 당하지 않고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15승은 충분히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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