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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m 남았다, 김장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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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김장미

올림픽 데뷔전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른 여자 사격대표 김장미(20·부산시청)가 금메달에 재도전한다. 김장미는 올 초 한국 사격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데렐라다. 중학교 3학년 때 소총에서 권총으로 전향한 그는 성인 무대 첫 출전이었던 올해 1월 아시아선수권 10m 공기권총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4월 런던 프레올림픽 25m 권총에서 세계신기록(796.9점)까지 세웠다.

 김장미는 진종오(33·KT)와 함께 ‘권총 남매’로 런던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한국 사격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땄다. 하지만 김장미는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런던 올림픽 10m 공기권총 본선에서 한때 2위까지 올랐다가 13위에 그쳐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장미는 1일 런던 울리치 왕립 포병대 기지에서 열릴 25m 권총에 출전한다. 김장미가 10m 공기권총 부진으로 위축됐다고 해석하는 건 오산이다. 그는 이 종목 세계기록 보유자다. 음악과 여행을 좋아하는 감수성 많은 숙녀지만 목표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당찬 20대다. 어릴 적 경호원을 꿈꾼 그는 작은 체구(1m59㎝·49㎏)에도 합기도 대회에 나가 메달을 여러 개 딸 만큼 승부 근성과 독기를 지녔다.

 서성동(43) 부산시청 감독은 “장미는 남자 아이와의 대결에서도 거의 져본 적이 없다더라. 재미 삼아 소파 팔걸이로 하이킥을 막아 본 적이 있는데 위력이 대단했다”고 전했다. 김장미의 어머니 정향진(41)씨는 “장미는 아직 자신의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두둑한 배짱과 자신감을 지닌 딸이 후회 없는 성적을 거두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여자 사격 올림픽 메달은 모두 소총에서 나왔다. 여갑순(38)이 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금메달, 강초현(30)이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김장미가 여자 권총 첫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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