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벌점 준 어머니 ‘포청천 심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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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도슨(左), 마이크 도슨(右)

오심 논란이 거센 런던 올림픽이지만 ‘핏줄’에 끌리지 않고 아들에게 벌점을 준 심판도 있다. 31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열린 카누 슬라롬 경기에서 뉴질랜드 심판인 케이 도슨은 선수가 각 기문을 제대로 통과하는지 판정하는 ‘게이트 심판’을 맡았다. 이 경기에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아들 마이크 도슨(25)이 출전했다. 그는 아들이 5번 기문을 통과할 때 폴을 건드리자 가차없이 벌점 2점을 부과했다.

 당초 어머니가 아들이 출전하는 경기의 심판을 보는 데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도슨 모자와 뉴질랜드카누연맹이 국제카누연맹(ICF)에 ‘공정한 판정’을 약속한 결과 심판으로 임명될 수 있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케이는 ICF에 “사적인 감정으로 판정을 내리지 않겠다”고 말했고, ICF 역시 “국제심판 경험이 많은 케이가 공정한 판정을 내릴 것”이라며 심판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케이는 이번 올림픽의 카누 경기 심판을 맡은 유일한 뉴질랜드인이다.

 아들 도슨은 예선에서 2점 벌점을 총 두 차례 받았지만 15명 중 8위로 1일 열리는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는 “준결승에서는 어머니에게 벌점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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