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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소비·투자 모두 마이너스 … 경제, 기댈 곳 없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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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완전히 한 방 먹었습니다.”

 31일 발표된 통계청의 ‘6월 산업활동 동향’을 본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말이다. ‘실물지표는 체감경기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다’던 그간의 정부 설명과는 한참 벗어난 수치가 나와서다. 실물경제의 세 축인 생산·소비·투자지표가 모두 6월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4, 5월에 잠시 반짝 살아나는가 했던 광공업생산은 6월엔 전달보다 0.4% 줄어들었다. 광공업·서비스업·건설업·공공행정을 모두 합친 전 산업생산도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두 달 연속 늘었던 소매판매 역시 0.5% 감소세로 돌아섰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전 분야에서 판매가 부진했다.

 하락폭이 가장 큰 건 설비투자다. 운송장비 투자는 늘었지만 기계류 투자가 크게 줄면서 전달보다 6.3% 감소했다. 통계청 전백근 산업동향과장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해소되지 않아, 기업이 투자를 미루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동반 하락했던 경기지수는 되살아났다. 현재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보합, 미래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5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선행지수가 개선된 건 긍정적이지만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상황이 나아진 게 아니라, 통계 작성 방법상 한계로 인한 것일 수 있어서다.

 통계청 관계자는 “동행·선행지수는 최근 3개월 지표의 평균으로 계산하는데, 유독 안 좋았던 3월 수치가 6월부터 빠진 게 영향을 줬다”며 “선행지수가 나아진 걸로 경기 방향을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가 71로 떨어지는 등 기업심리는 나빠지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유로존 등 대외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약하고, 정부도 재정의 60%를 이미 상반기에 조기 집행해 큰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며 “하반기에도 경기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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