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왕복 항공료가 더 싼 이유

미주중앙

입력

여름방학을 맞아 잠시 한국을 다녀 오기로 한 김 모씨는 신문을 뒤적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6월 중순 이후 8월까지는 항공사에서도 성수기로 지정 한국행 왕복 티켓값이 1700~1800달러는 한다고 들었는데 여행사 광고란에는 왕복 항공료가 포함된 건강검진 패키지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100~200달러 정도 싸게 소개돼 있었다.

성수기라 좌석 구하기도 어렵다는 판에 건강검진까지 받을 수 있는 티켓을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다니 이거야 말로 일거양득 아닌가. 한인 여행사들마다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한국 병원들과 손잡고 의료관광 상품을 팔고 있다. 의료관광이 어떤 것이길래 단순 왕복 항공료보다 저렴한 지 여행사 의료관광 패키지 대해 알아봤다.

의료관광이란

한국으로의 의료관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8년부터다. 한국 정부가 한국의 우수한 의료 인력과 시설을 관광산업과 접목 국가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하면서 2008년 중순께부터 미주 한인여행사들은 앞다퉈 관련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한국정부는 해외 의료관광 수요가 크게 늘자 2009년 5월엔 의료법까지 개정 한국 대표관광상품으로 의료관광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병원들은 개별적으로 미주 사무소 개설을 통해 모객을 하거나 여행사들과 손잡고 의료관광을 진행하고 있다. 한인 여행사들은 미주의 경우 한 해 2000~3000명 정도의 의료관광 수요가 있으며 이제는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한다.

어떻게 더 쌀 수 있지

항공티켓만을 구해 한국을 오가는 것보다 의료관광 상품을 사는 게 조금이라도 더 쌀 수 있는 이유는 한국 정부의 정책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의료관광 육성 및 지원방침에 따라 국적기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의료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한인 여행사들에 항공기 티켓값을 15% 정도 할인해 준다.

여기에 한국 병원들이 판매하는 건강 검진 프로그램이 혈액검사나 X-레이 소변검사 등 기본적인 내용만 포함된 것이라면 200~300달러 밖에 안된다고 한다. 한인 여행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의료관광 상품이 그냥 한국행 왕복 티켓값보다 조금이라도 쌀 수 있는 이유다. 병원에 따라 손님 유치를 위해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더욱 파격적으로 내놓게 된다면 여행사들이 광고하는 의료관광 상품은 더욱 싸질 수 있다.

여행사들의 마진 구조

항공기 티켓보다 싸게 의료관광 상품을 팔면서도 여행사들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것인가. 당연히 의료관광 상품을 팔아서는 큰 돈이 되는 건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고 장사하는 입장에서 매력이 없을 정도도 아니라는 게 여행사 관계자들의 말이다. 여행사들은 일단 항공사들이 의료관광 상품과 관련해 15% 가량 할인해 주는 티켓값에서 5% 정도를 마진으로 챙긴다.

그 다음은 병원과의 계약에 따라 다시 5% 정도를 수익으로 잡는다. 상품 판매량이 많지 않은 게 단점이지만 여행사에 따라 의료관광 상품 한 개 판매로 평균 10% 안팎의 수익은 가져 간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여행사들은 의료관광객을 상대로 별도의 한국 관광상품을 파는 경우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어떤 상품들이 있나

현재 한인 여행사들이 파는 의료관광 상품은 천차만별이다. 200~300달러 수준으로 알려진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4000달러가 넘는 VIP급 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서울 아산병원과 의료관광을 진행하고 있는 아주관광은 항공료와 별도로 600달러 수준의 간단한 성인병 검사부터 정밀검진이 진행되는 1박2일 동안 간호사 운동처방사 영양사 도움을 받을 수 있는 3600달러짜리 다섯 가지의 검진 프로그램을 판매 중이다.

삼호관광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항공료가 포함된 패키지로 1699달러부터 최고 4299달러짜리 토털 검사 프로그램을 세일 중이다. 이 밖에 하나투어 춘추여행사 올림픽여행사 한우리여행사 등이 항공료가 포함된 HS한신메디피아나 한양대와 협력해 1300~1600달러 수준에서 팔고 있다. 여행사별로 상품 가격에 차이가 크고 또 시니어와 일반의 차이로 100달러 탑승일이 주중이냐 주말이냐에 따라 다시 100달러 정도 추가될 수 있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