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갈 거 있나요 … 아이들 이렇게 시원한데

21일 천안시 용곡동 수도사업소 내 워터파크 음악분수대를 찾은 아이들이 분수를 즐기고 있다. 이곳은 주말 평균 500여 명의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한여름 뜨거운 햇살도 잠시 쉬어가는 곳이 있다.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화려한 분수 쇼를 보며 무더위를 탈출해 보자. 자녀들과 함께 간단한 도시락과 여벌 옷을 챙겨 나들이 갈 수 있는 우리 지역의 바닥분수대를 소개한다.

천안시 수도사업소 워터파크

21일 토요일 오후 2시. 천안시 수도사업소 워터파크 음악분수대는 마치 휴양지를 방불케 했다. 병풍처럼 둘러싼 일봉산을 뒤로 하고 하늘 높이 치솟는 분수. 워터파크 주변으로 돗자리를 펴거나 그늘 막 텐트를 설치해 더위를 식히는 가족단위 시민들이 많았다. 신나는 동요와 함께 물줄기가 솟아오르고 아이들은 분수를 향해 무섭게 돌진한다. 여기저기서 함성처럼 터지는 웃음소리는 분수의 물줄기만큼 시원하게 들려온다. 잦아들었다 솟구치기를 반복하는 물줄기와 온 몸이 젖은 채 술래잡기나 물총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유명 휴양지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시원함 그 자체다. 자녀들의 즐거운 모습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표정도 덩달아 흐뭇해진다.

　용곡동에서 온 김현선(36·여)씨는 “매일 나가자며 조르는 아이를 데리고 자주 오는 곳”이라며 “아이가 어려서 수영장 가기에는 부담스러운데 이 곳 수도사업소는 평일에 한나절씩 나들이 삼아 놀러 나오기 좋다”고 말했다. 천안시 수도사업소의 음악분수대는 주말엔 하루 평균 500여 명의 시민들이 찾는 지역의 물놀이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승우 천안시 수도사업소 관리팀장은 “수질 검사팀에서 매월 1회 3개 항목(대장균 수·수소이온 농도·탁도) 검사로 수질관리를 하고 있다”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예약접수를 통해 단체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관순체육관 바닥분수대

천안시 종합운동장과 유관순체육관 사이에도 바닥분수대가 있다. 유관순체육관 남문 앞 광장의 사각 분수대는 최고 3m 높이의 48개 노즐에서 뿜어내는 물줄기로 시원함을 선사한다. 화려한 춤을 추듯 너울거리는 분수 속으로 아이들이 뛰어 들면 그 모습을 놓칠세라 사진으로 담으려는 엄마의 모습이 그림처럼 잘 어울린다. 후텁지근하게 올라오는 지열 때문에 분수의 물줄기는 더 시원하게 느껴져 20분의 쉬는 시간마저 아이들은 아쉬운 눈치다.

　불당동에서 온 이연우(32)씨는 “집과 가까운 곳에 분수대가 있어 자주 놀러 나온다”며 “이곳은 다른 곳보다 분수 가동 시간이 길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천안생활체육공원 바닥분수대

천안시 청당동 천안생활체육공원의 바닥분수대도 인기 만점이다. 지난해 3월 개장한 이곳은 천연잔디구장·체력단련장과 같은 운동시설과 청소년을 위한 X-Game장, 야외공연장까지 고루 갖췄다. 지붕이 있는 야외공연장 무대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편안한 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주말이면 바닥분수대가 보이는 야외공연장 무대에 돗자리를 펴고 여가를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너른 공연장 앞 바닥분수대는 소리까지 웅장하게 치솟으며 아이들을 반긴다. 체육공원 바닥분수대는 오후 2시부터 저녁까지 세 차례 가동되고 있다.

온양전통시장 소원분수

온양전통시장 입구의 소원분수 ‘건강의 샘’은 온양온천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다. 아산시민들의 소박한 소망들이 새겨져 있는 돌담 아래 따뜻한 온천수가 흐른다. 발을 씻은 후 따뜻한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족욕을 즐길 수 있도록 설치됐다. 하지만 온양온천역 앞 바닥분수대는 주변의 잔디보수를 위해 잠시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 아쉽다.

　이 밖에도 천안시 청수동의 음악분수공원과 아산시 KTX역 앞 생태 호수공원은 화려한 조명과 함께 분수가 뿜어져 나와 야경과 조화를 이루며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음악과 함께 물줄기의 높이와 방향이 조절되면서 화려하고 다채로운 모양을 선보인다. 한여름 밤의 무도회를 보는 듯 음악에 맞춰 춤추는 분수 쇼는 일상의 피로를 날려버리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글=홍정선 객원기자
사진=조영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