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일만에 자수' 머리끄덩이女 "그동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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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끄덩이녀’ 박모(24·여)씨가 지난 5월 1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조준호(54) 전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장면.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지난 5월 1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통진당 당원 박모(2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박씨는 당시 조준호(54) 전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모습이 본지 보도로 나간 뒤 ‘머리끄덩이녀’로 불렸다. [중앙일보 5월 14일자 1면]

 경찰은 “조 전 대표가 박씨의 폭행으로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았다”며 “죄가 무거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씨가 폭행사태 이후 잠적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수배 중이던 박씨는 이날 오전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진출석 의사를 밝힌 뒤 자수했다. 사건이 일어난지 76일 만이다. 경찰 관계자는 “26일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이 부결된 뒤 통진당 측에서 ‘박씨가 조만간 자진출석할 것’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내 얼굴이 언론에 보도된 뒤 불안해서 도망 다녔다”며 “조 전 대표에게 사과하고 처벌받을 마음이 있어 자진출석했다”고 진술했다. 또 “당시 사전에 폭행을 모의하거나 관련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도피생활 중 강원도 강릉 경포대를 비롯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그동안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을 주로 다녔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그는 미리 인출해 갖고 간 현금을 주로 썼으며 신용카드는 한 차례만 사용하는 등 들키지 않기 위해 조심했다고 한다. 또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는 쓰지 않 았다. 한편 경찰은 “언론에 노출되고 싶지 않다”고 박씨가 요청함에 따라 이날 자진출석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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