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급상승한 안철수, 박근혜보다 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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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출간과 방송 출연을 계기로 안철수(사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정치권의 견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25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안 원장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는 양자대결을 전제로 각각 50.9%와 41.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안 원장이 박 후보에게 9.2%포인트 앞섰다.

 안 원장은 다자대결 조사에서도 박 후보를 역전했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29.8%로 전날인 24일 조사에 비해 2.2%포인트 하락한 반면 안 원장은 3.5%포인트 높아진 31.7%를 기록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10%로 전날과 같았다.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세는 19일 저서 출간, 23일 SBS ‘힐링캠프’ 출연 등 연이은 이벤트로 집중 조명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에 대한 견제구는 국회에서 날아왔다.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은 25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안 원장 관련 내용이 11개 교과서에 게재돼 있다”며 “정치적으로 주목받는 인물을 교과서에 싣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 관련 내용은 국정교과서인 초등 3학년 2학기 도덕교과서, 검인정 교과서인 중·고교 교과서 10종 등 모두 11종에 실려 있다.

 초등 3학년 교과서엔 1인칭 화법으로 ‘나는 의사이면서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컴퓨터 바이러스 치료 백신을 개발한 사람입니다’라고 안 원장이 소개돼 있다. 중등 교과서 중 J출판사의 2학년 1학기 교과서는 안 원장이 2003년에 쓴 자서전인 『나의 선택』을 아홉 쪽에 걸쳐 인용했다. 고등국어 교과서 중 D출판사의 교과서는 안 원장과 시골의사 박경철씨 간의 인터뷰를 아홉 쪽에 걸쳐 담았다. 교과부 관계자는 “2009, 2010년 심의 당시에는 안 원장이 정치인이 아니었다”면서도 “안 원장이 출마를 밝힐 경우 내년도 교과서에 안 원장 내용의 게재 여부는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선 안 원장이 최근 저서에서 밝힌 북핵 관련 입장이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질의 때 안 원장의 저서를 테이블에 펴놓고 “최근 인구에 많이 회자되는 사람이 ‘남북이 대화의 공간을 마련하고 평화체제를 정착시켜야 북한이 핵에 의존할 명분을 제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며 류우익 통일부 장관에게 “이 같은 ‘선(先) 평화체제 구축, 후(後) 북핵 개발 포기’라는 입장을 어떻게 보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류 장관은 “북한이 기왕 주장해 오던 얘기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 의원이 “이 내용만 봐선 (안 원장이) 내재적 접근을 한 거냐”고 묻자 류 장관은 “저자가 어떤 생각으로 썼는지 알 수 없으나 지금 북한이 핵개발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실험하는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안 원장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아 류 장관이 안 원장을 직접 겨냥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이에 대해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책에 있는 평화체제 정착과 북핵 제거 부분을 선후의 문제로 볼 필요가 없다. 적힌 내용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며 “북핵에 대한 입장은 책의 다른 부분에서 명확히 밝혔다. 그걸로 다 설명이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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