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가 춘천에서 유래된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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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금시로 날을 받아서 대례를 치렀다. 한편에서는 국수를 누른다. 잔치 보러 온 아낙네들은 국수 그릇을 얼른 받아서 후룩후룩 들이마시며….”

 김유정의 소설 ‘산골나그네’에 등장하는 1930년대 춘천 풍경이다. 당시 춘천에는 ‘방씨막국수’라는 최초의 막국수 집이 있었다. 26일 오후 7시 30분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 여름음식의 대표주자 막국수에 담긴 비밀을 파헤친다. 막국수는 메밀로 만든 면에 양념장과 동치미 육수 따위를 넣어 비벼 먹는 음식. ‘막(금방) 만든 국수를 막(바로) 먹는다’는 데서 이름이 왔다. 메밀은 끈기가 부족해 면을 만들면 뚝뚝 끊어지고, 금방 불어버려 만들자마자 먹어야 했다.

 하필 춘천 막국수인 이유는 뭘까. 1968년 화전정리법에 따라 춘천 인근에 살던 화전민들이 춘천 도심으로 이주하면서 막국수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1980~90년대 경춘선을 타고 여행 오는 관광객들이 증가하면서 춘천에 오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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