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년 맞은 런던 로열페스티벌홀

중앙일보

입력

영국 런던의 대표적인 클래식 공연장인 사우스뱅크센터(http://www.sbc.org.uk)내 로열페스티벌홀(사진.RFH.2천9백1석) 이 오는 5월 3일로 개관 50주년을 맞는다.

이번 개관 50주년 축제의 화두는 '개보수' 다. 그래서 50주년 기념일에 맞춰 여는, RFH 상주 교향악단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갈라콘서트도 개보수 기금마련이 주목적이다.

이 콘서트에는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봉을 잡고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브스키.피아니스트 머리 페라이어 등이 출연한다.

1941년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에 있던 퀸즈홀이 나치 독일의 공습으로 파괴된 후 런던에 10년만에 들어선 심포니홀인 RFH는 51년 대영축제의 주무대로 설계된 공연장이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이 공연장은 잔향시간이 1.5초 밖에 안되는데다 저음이 빈약하게 들리는 결점을 안고 있다.

피아노 독주나 실내악.현대음악은 그런대로 큰 문제가 없지만 베토벤에서 말러에 이르는 교향악 연주에서는 치명적이다.

그래서 공연장 벽면에 무려 1백68개의 스피커를 장치했고, 객석에서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약하게 확성장치를 사용해왔다.

이때문에 독설가로 유명한 음악평론가 노먼 레브레트가 얼마전, 60년전 퀸즈홀을 폭격했던 독일 공군에 서한을 보내 제발 RFH에 폭탄 세례를 보내달라고 간청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편지는 수취인 불명으로 되돌아왔다. )

다행히 1999년 사우스뱅크센터(SBC) 의 총감독으로 부임한 카스텐 비트(49) 는 탁월한 로비스트 능력을 발휘, 개발제한 규제 등의 장애를 극복하면서 지난해 12월 개증축 허가를 받아냈다.

로비를 넓히고 음향조건을 개선한다는 게 그 골자다. 2004년까지 RFH와 퀸 엘리자베스홀(소극장) 외에 1천석 내외의 실내악 전용홀도 마련할 계획이다.

세계 굴지의 클래식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DG) 의 CEO를 지낸 비트는 막강한 네트워크를 가동해 세계 최고 수준의 교향악단과 연주자를 이 무대에 세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91~96년 빈 콘체르트하우스 총감독 재임 시절에는 5백만 파운드의 예산을 확보해 이 공연장의 개보수 프로젝트를 출범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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