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공단 전국 지사 노조 총회로 업무 마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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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정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건강보험공단 내 최대 노조인 사회보험노동조합(구 지역의보노조.위원장 이충배)이 10일 오후 파업찬반 투표를 실시, 노사간의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사회보험노조 소속 조합원 5천5백여명(부재자 투표 230명 제외)은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안양시 실내체육관에서 임시총회를 갖고 올해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이날 사회보험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파업찬반 투표를 이유로 한꺼번에 근무처를 이탈함에 따라 공단의 일선 지사 업무가 대부분 마비될 것으로 우려된다.

공단의 전국 235개 지사 가운데 80여곳에는 직장 출신 노조원들이 일부 있으나 150여곳에는 사회보험노조 소속 노조원들만 있어 이들 지사의 경우 사실상 업무가 일시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보험노조 관계자는 "임협과 관련해 관할 노동위원회에 제기한 조정신청 결과가 12일에 나와 13일부터는 기술적으로 파업이 가능하다"면서 "서울과 경인 지역노조원들은 가능한 오전 근무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사회보험노조는 민주노총 지침에 따라 올해 12.7%의 임금 인상을 요청했으나 공단측이 건강보험 재정악화와 관리운영비 절감 방침 등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된 상태다.

반면 보험공단의 직장과 공무원.교원 출신 노조는 올해 임금동결을 결의, 사회보험노조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임금협상 결렬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으나 실상은 구조조정 방침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공단은 보험재정 안정대책의 하나로 올해 상반기 중 1천70명의 인력을 추가 감축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험공단에는 현재 통합 이전 출신에 따라 지역, 직장, 공무원.교원 등 3개 노조(조합원 9천40명)가 있으며 이 가운데 사회보험노조원이 5천8백여명으로 전체의 64%이다.(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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