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북방정책 새 거점은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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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동쪽. 남태평양 멜라네시아 군도의 섬 나라 피지의 면적은 1만8000㎢다. 제주도를 10개 합한 정도의 작은 관광 국가 피지가 지난 19일 우리나라에 대사관을 열었다. 필리모네 카우(49·사진) 초대 주한 피지대사는 지난 20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아시아에서 성공적으로 발전한 나라다. 지금이 한국에 진출할 적절한 시기라고 봤다”고 말했다.

 한국과 피지는 1971년 수교했다. 올해가 수교 40주년이다. 주한 공관으로는 피지대사관이 101번째다. 카우 대사는 “저에게 한국 방문은 5번째다. 앞으로 3년, 주한 대사로 일하는 동안 한·피지 양국 관계가 강화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피지 외교부는 되도록 많은 북부 아시아 국가와 관계를 맺으려는 북방정책(Look North Policy)을 펼치고 있다. 주한 피지대사관 개관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피지가 대사관을 개설한 나라는 전 세계 16개 나라뿐이다. 아시아에선 일본(1981년), 중국(2001년), 인도(2004년), 인도네시아(2011년)에 이어 다섯 번째로 한국을 선택했다. 한국을 그정도로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카우 대사는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무역과 투자를 유치하는 것, 그 기회를 얻는 것이 첫째 목적”이라며 “한국정부가 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시행하고 있는 대외개발협력에도 관심이 크다”고 밝혔다.

 사실 피지는 197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세 차례 쿠데타를 겪었다. 지난 1월 비상계엄이 해제되면서 정치·경제적으로 안정은 됐지만 치안은 불안한 편이다. 현재 우리 외교통상부는 피지를 ‘여행 유의’ 국가로 분류해놓고 있다. 하지만 카우 대사는 “피지의 주요·공식 언어가 영어라 한국의 많은 학생이 영어공부를 위해 피지를 방문하고 있다”며 “대학생 교류 사업 등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 교류도 확대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평화유지와 안보 영역에서도 양국이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피지 지역의 ▶마호가니 목재 개발 ▶생수 사업 ▶태양광 설비 사업 ▶심해광물자원 탐사 등 양국의 민·관 협력사업도 올 들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카우 대사는 “피지는 생수 ‘피지 워터’와 같이 하나의 상표다.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고, 또 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숙 기자

이승권 인턴기자(조지워싱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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