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눅스업계 다시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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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거품이 빠지면서 침체됐던 리눅스업계가 올들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리눅스 업계는 지난해 상반기만해도 윈도의 대안으로 급부상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너도나도 리눅스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이렇다할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자 하반기들어 줄줄이 사업을 포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었다.

그러나 올들어 업체들간의 옥석가리기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면서 뚜렷한 기술과제품을 가진 업체들이 약진을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리눅스에 대한 수요가 일부마니아들 중심에서 기업쪽으로 확산되면서 시장이 본격 형성되고 있다.

지난 99년 9월 설립된 리눅스원은 인텔, 컴팩 서버에 자체 개발한 클러스터링기술과 웹메일 솔루션을 탑재해 기업 등을 대상으로 시스템 구축 및 컨설팅 사업을벌이며 큰 돈을 벌고 있다.

3월 결산 법인인 이 회사는 2000년 3월까지 첫 6개월동안 60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99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인 2000년 회기에는 255억원의 매출에 18억3천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알짜리눅스''라는 OS를 개발, 유명해진 리눅스코리아도 지난해에는 고전을 했지만 지난해말부터 리눅스 SI(시스템통합) 분야로 사업방향을 바꾸면서 올들어 실적이가시화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1.4분기 동안 15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의 9억원에 비해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리눅스코리아는 올해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규모프로젝트를 수주, 1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리눅스 오피스(사무용 프로그램)인 `한컴오피스''를 개발한 한컴리눅스에도 올들어 청신호가 켜졌다.

한컴오피스는 지난해까지는 일부 마니아들에게만 판매되는 `기호품'' 정도였지만올들어 정부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에 힘입어 기업들을 중심으로 라이선스 계약이 잇따라 체결돼 이달에만 200여곳에 단체로 공급됐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 일본에도 진출, 올해 해외에서 15억원을 벌어들이는 것을포함해 작년보다 배로 늘어난 4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미지리서치의 경우 리눅스 운영체제(OS)로 사업을 특화,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1.4분기 동안 1만4천500개의 `미지리눅스'' OS를 판매해 작년의 7천300개에 비해판매량이 배로 늘었다.

이 회사는 최근 임베디드 OS인 `리누엣''을 개발, 조만간 출시하는 등 PC와 임베디드 OS로 작년의 18억원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8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눅스가 일반 PC 시장에서는 아직 갈길이 멀지만 기업 서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고 있다"면서 "특히 오프라인 대기업들이 리눅스 시스템을 채택하는 등 기업시장에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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